"조정호 메리츠 회장, 韓 최고 부자 턱밑"…이재용과 1400억 차

블룸버그 "상속재산 위주인 재계에서 눈에 띄어…사업·지배구조 투명화로 성공"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년 반 동안 유지해온 '대한민국 최고 부자'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해 메리츠금융지주의 76%에 달하는 주가 상승 덕분에 85억 달러(약 12조 2400억 원)의 재산을 기록해 한국 부호 순위 2위를 차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1위 자리는 지켰으나 지난해 삼성전자의 주가가 32% 하락하며 재산이 86억 달러(약 12조 3850억 원)로 줄었다. 두 사람의 재산 격차는 1억 달러(약 1450억 원)로 역대 최소 수준을 기록했다. 한 때(2021년 1월) 316억 달러에 이르렀던 이 회장의 자산이 약 4분의 1로 줄어드는 동안 조 회장의 자산은 계속해서 불었다.

블룸버그는 대부분의 부가 상속 재산인 한국 사회에서 조 회장의 약진이 특기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그가 한진그룹 오너 2세이긴 하지만 네 형제 가운데 최후발 주자로 시작해 현재 위치까지 올라왔다는 것이다.

2002년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사망하며 그룹의 핵심 사업은 조 회장의 세 형이 물려받았다. 조 회장은 2015년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상황에 대해 자신이 "남겨진 사업들"을 상속받았다고 평했다.

그러나 조 회장은 이후 보험업을 강화하고 지주회사 모델을 도입해 메리츠금융지주를 800억 달러(약 107조 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회사로 키워냈다. 회사의 시가총액은 2011년 기업공개(IPO) 이후 100배 이상 증가해 현재 약 160억 달러(약 21조 4000억 원)에 이른다.

블룸버그는 다른 대기업과 다른 투명한 지배·사업 구조가 주효했다고 봤다.

한국의 대기업들이 불투명한 경영과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로 저평가받는 것과 달리, 조 회장은 단순한 구조를 갖춘 자산 경량화(asset-light) 금융 서비스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화답하며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한국 기업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7.3%의 총주주수익률(TSR)을 기록했다.

VIP자산운용의 최준철 공동대표는 블룸버그에 "조 회장은 금융업에서 '인재'를 핵심 가치로 보고 능력주의 문화를 정착시켜 강력한 보상 체계를 구축하고 경영진에 전권을 위임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그 동안 5대 그룹이 주도해온 국내 부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alicemun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