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ICJ서 맞붙는다…러 "대량학살 문제, 심리 범위 벗어나"

본안 심리 전 러시아 측 항변 공청회…최종 판결까지 수 년

14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주 오리히우에서 러시아 군의 미사일 포격을 받아 박살 난 곡물 창고가 보인다. 2023.9.15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대량 학살' 문제를 두고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맞붙는다. ICJ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사안을 심리할 권한이 있는지가 논점이다.

ICJ는 18~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측에서 러시아가 유엔의 대량학살 협약을 위반했다며 제소한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가 제기한 '본안 전 항변(the preliminary objections)'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한다.

'본안 전 항변'은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본안 재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소송 당사자의 항변으로, ICJ가 해당 사건에 대한 관할권이 없다는 주장이 주를 이룬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며칠 뒤인 지난해 2월27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지역에서 대량 학살을 저질렀다고 거짓 주장하면서 전쟁을 정당화했다"며 제소했다.

이후 지난해 3월 ICJ는 러시아에게 군사 행동을 즉시 중단할 것을 명령하며 우크라이나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결은 강제적 관할권은 없지만 구속력을 가진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때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될 수 있지만, 러시아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렸다.

이에 대해 러시아 측에서는 지난해 10월 ICJ가 이 사건을 판단할 관할권이 없다며 반박 절차인 본안 전 항변을 정식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사건의 경우 1948년 유엔총회가 채택한 집단살해죄의 방치와 처벌에 관한 협약의 범위를 벗어난다는 게 러시아의 주장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각각 18일과 19일 의견을 제시하며, 20일에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을 중심으로 캐나다, 호주, 영국 등 32개국이 의견을 개진한다.

ICJ는 몇 달 안에 관할권과 관련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관할권 판단이 끝난 후 본안 소송에 돌입한다.

암스테르담 대학교 법학과 세르게이 바실리예프 부교수는 도이치벨레(DW)와의 인터뷰에서 "사건이 본안 단계로 진행되면 최종 판결까지 수 년이 걸릴 수 있다"면서도 "이는 러시아가 국가로서 책임을 져야 하며 배상금을 지불하라는 명령을 받을 수도 있다는 유엔 주요 사법기관의 분명한 판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