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과 아벨' 英 소설가·정치인 제프리 아처 별세…향년 86세

성매매 의혹·사법방해 유죄 등 굴곡…마지막 소설 출간 하루 전 숨져

영국 작가이자 전 하원의원인 제프리 아처가 2013년 4월 17일 런던 중심부 세인트폴 대성당에서 열린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장례식을 마친 뒤 성당을 나서고 있다. 2013.4.17.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영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전직 정치인 제프리 아처가 향년 86세로 별세했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출판사 하퍼콜린스는 5일(현지시간) 아처가 "집필 작업 중 자택에서 갑작스럽고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아처가 자신의 마지막 소설이라고 설명했던 신작 '아담과 이브'의 출간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영국 대중지 더선은 아처가 이날 런던에서 열린 행사에서 팬들에게 책에 서명을 해주고 있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처는 이번 주말 첼트넘 문학축제에서 마지막 소설에 관해 이야기할 예정이었다.

1940년 런던에서 태어난 아처는 영국 보수당 소속 정치인이자 베스트셀러 소설가로 활동했다. 그는 1969년 28세에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1985년 마거릿 대처 당시 총리의 인정을 받아 보수당 부의장에 임명되기도 했다.

임명 1년 뒤 아처는 성매매 여성에게 2000파운드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임했다. 그는 자신이 성관계를 대가로 돈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대중지 데일리스타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해 역대 최고액이었던 50만 파운드의 손해배상금을 받았다.

그러나 이 사건은 아처가 1999년 런던 첫 민선 시장 선거에 나설 보수당 후보로 선정됐을 때 다시 발목을 잡았다. 선거운동 기간 아처가 데일리스타 소송 당시 친구 테드 프랜시스 아처에게 허위 알리바이를 부탁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처는 결국 위증과 사법방해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고, 2001년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실제 복역 기간은 2년으로, 수감 중 '감옥 일기'(A Prison Diary)를 집필했다.

아처는 1992년 상원의원 작위를 받았으며 2024년 의원직에서 공식 은퇴했다. 아내 메리 아처는 버킹엄 대학교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아처의 작품은 전 세계에서 3억 부 이상 판매됐다. 그는 1976년 발표한 데뷔작 '한 푼도 더도말고 덜도말고'(Not a Penny More, Not a Penny Less)와 1979년 출간한 '케인과 아벨'(Kane & Abel) 등 빠른 전개가 특징인 스릴러 소설로 유명했다.

그의 작품은 세계 119개국에서 판매됐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른 기간을 모두 합하면 5년 6개월에 달한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