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멜로니다"…이탈리아 총리가 '목소리' 상표 등록한 이유

내년 총선 'AI 딥페이크' 허위정보 대응 차원
英 FT "연예인 출원 줄이어…정치인은 처음"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지난 9월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바리에서 이탈리아 공화국 역사상 최장기 집권 정부 기록을 기념하는 집회에 참석해 폐회사를 하고 있다. 2026.9.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범수 기자 =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자신의 목소리를 상표로 등록해달라고 유럽연합(EU)에 신청했다. 인공지능(AI)이 만든 허위 딥페이크에 대응하려는 조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멜로니 총리의 음성 상표 출원서가 유럽연합 지식재산청(EUIPO)에 제출됐다.

출원서에는 "나는 조르자 멜로니다"라는 말을 두 번 반복하는 4초 분량의 음성 샘플이 포함됐다. 이 말은 2019년 한 정치 집회에서 유명해진 선언으로, 멜로니 자서전 제목으로 쓰이기도 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이 문구를 딴 디스코 음악도 만들어졌다.

최근 몇 년간 조작된 멜로니 총리의 이미지가 온라인에 반복적으로 퍼졌다. 멜로니 총리가 투자 상품을 홍보하는 것처럼 꾸민 딥페이크 영상이 퍼지거나, 속옷 차림으로 침대에 앉아 있는 조작 이미지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멜로니는 이러한 콘텐츠가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특정인을 겨냥하는 수단이라며 비판해 왔다. 또 자신은 스스로 방어할 수 있지만 많은 다른 사람들은 그러지 못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테일러 스위프트 등 많은 연예인이 자신의 목소리를 상표로 등록하기 위해 출원하는 가운데 멜로니 총리가 이 같은 조치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첫 주요 정치인이라고 보도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생성형 AI로 정보 환경이 크게 달라진 이후 처음 치러지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딥페이크와 허위 정보가 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멜로니 총리는 2024년 자신의 얼굴을 이용해 딥페이크 음란물을 만들어 온라인에 게시한 혐의를 받는 남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mag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