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시베리아서 페스트 의심…연구원 사망·200명 격리 ‘은폐 논란'
"연구소선 보호복 착용…시험관 깨뜨려도 감염 가능성 낮아"
"이르쿠츠크 셸레호프 상황, 우한 사태 연상시켜"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러시아에서 페스트 의심 사례가 발생해 200명에 가까운 인원이 격리 조치됐다. 일각에선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이 감염 확산 가능성을 은폐하려고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와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시베리아 이르쿠츠크 페스트 방역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실험실 조수 다리아 시필로바(28)는 1일 페스트 의심 감염으로 사망했다.
시필로바는 검사용 샘플을 채취하던 중 살아있는 박테리아가 담긴 시험관을 실수로 깨뜨렸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러시아 동부의 몽골 접경 지역에서 동료들과 함께 현장 조사를 하던 중 처음으로 몸에 이상을 느꼈다.
심각한 폐렴 증상으로 지난달 29일 이르쿠츠크 셸레호프의 한 병원에 입원한 시필로바는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사망했다.
러시아 보건 당국은 시필로바가 입원했던 병원을 통제하고 시필로바와 접촉한 약 200명을 의학적 관찰 대상으로 격리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접촉자 중 증상을 보인 사람은 없으며 검사 결과도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고 러시아 보건 당국은 설명했다.
러시아 보건 감독 기구 수장인 안나 포포바도 모스크바에서 약 4180km 떨어진 이르쿠츠크로 급파됐다.
이고르 코브제프 이르쿠츠크 주지사는 해당 질병의 구체적인 명칭은 밝히지 않은 채 "위험한 감염병"이라고만 언급하며 이르쿠츠크 내 모든 공개 행사를 취소했다.
러시아 정치권 텔레그램 채널인 '네지가르'는 "페스트 격리 조치가 내려진 이르쿠츠크 셸레호프의 상황은 우한 사태를 연상시킨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후 전 세계로 확산돼 700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바 있다.
러시아의 저명한 역학자 미하일 파보로프는 모스크바 타임스에 "이르쿠츠크 연구소 근무자는 방역용 보호복을 착용한다"며 "설령 시험관을 깨뜨린다고 해도 실제 감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포포바가 이번 일에 관여했다는 사실 자체가 상황의 심각성을 시사한다며 "우리는 무슨 일이 실제로 일어났는지 끝내 듣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페스트는 예르시니아 페스티스라는 박테리아에 의해 발생한다. 페스트의 주요 유형으로는 선페스트, 폐페스트, 패혈증성 페스트가 있다. 발열, 두통, 오한, 쇠약감, 호흡 곤란, 기침의 증상이 있다.
모든 유형의 페스트는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으며, 조기에 치료를 시작할 경우 효과적이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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