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우 '정유시설·선박 공격 상호중단' 거부…"터무니없어"
美 '에너지·곡물 부분 휴전' 구상에 반대…"우크라가 먼저 공격"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중단하는 대신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선박을 공격하지 말자'는 제안을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1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제 러시아 전문가 회의인 '발다이 클럽' 회의에 참석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이는 미국이 추진해 온 '에너지 휴전'과 '흑해 곡물 휴전' 구상을 연계한 맞교환식 부분 휴전안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러시아는 최근 수개월 동안 이어진 우크라이나의 자국 내 정유시설 공격으로 심각한 연료난에 직면해 경유와 휘발유 등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의 흑해 항만·곡물 수송 인프라 공격으로 곡물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에게 '그들(우크라이나)이 우리 정유시설을 공격하지 않고, 우리는 그들의 선박을 공격하지 않는 게 어떠냐. 그들이 민간 화물과 농산물을 운송하게 하자'는 얘기를 듣는다"고 말했다.
그는 "(대러) 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우리 경유가 어떻게 세계시장에 나갈 수 있겠는가. 전혀 불가능하다"며 "그런데 그 대가로 우린 경제적 측면에서 그들에게 민감한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 동의하겠지만 이는 그야말로 터무니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먼저 관련 공격을 시작했다고 거듭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키이우 당국이 우리 유조선과 다른 선박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며 "그들은 7월 초부터 공격했고 이를 공개적으로 발표하기까지 했다. 숨기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첫 열흘 동안에만 우리 선박 40척을 무력화했고, 전체적으로는 100척 넘게 피해를 줬다"며 "그래서 우리가 대응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제 사방에서 '공격을 중단하자'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하지만 그들이 먼저 시작했다. 이제 와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선박과 정유시설에 대한 상호 공격 중단 제안에 동의할 의향이 있느냐'는 거듭된 질문에도 "아니다"고 짧게 답했다.
자국 내 경유 가격 급등 문제에 직면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앞서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중단을 여러 차례 요구했다. 특히 9월 중순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에너지 시설 상호 공격 중단에 합의했다고 주장했으나 실질적 합의로는 이어지지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석유제품 수출국인 러시아의 정유시설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국제 연료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너지 휴전과 별도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 흑해 항만·선박 공격을 중단하고 양국의 곡물 수출 통로를 복원하는 방안도 미국과 튀르키예 등을 중심으로 거론돼 왔다.
그러나 이날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중단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민간·농산물 운송 선박 공격 중단을 맞바꾸는 구상을 거부하면서 이 같은 부분적 휴전안 성사 가능성은 한층 불투명해졌다.
앞서 우크라이나도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시설 상호 공격 중단 구상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러시아가 먼저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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