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압승' 獨극우, 방화벽 뚫고 집권 시도…메르츠 최대 시험대
작센안할트주서 AfD 44% 압승…과반 의석에 못미쳐 연정 꾸려야 집권
2차대전 후 첫 극우 주정부 가능성…동부 기민당 균열·극좌정당 협력 시사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6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동부 옛 동독 지역인 작센안할트주 지방선거에서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독일을 위한 대안)이 약 44%를 득표하며 압승했다.
독일 매체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총 83석의 주의회 의석이 걸린 이번 선거에서 독일대안당은 39석으로 과반(42석)에 살짝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집권 기독민주당(CDU) 15석, 좌파당 8석, 녹색당 8석, 사회민주당(SPD) 8석, 극좌 성향 자라 바겐크네히트 동맹(BSW) 5석 등으로 예상된다.
자체 과반에는 미달해 단독으로 주 정부를 꾸리기는 어렵지만, 그동안 극우세력의 집권을 차단해 온 기성 정당들의 '방화벽(firewall)'이 흔들리고 있어 집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로이터와 AFP통신 등은 독일대안당이 주 정부를 장악하면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에서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주정부 권력을 쥐는 사례가 된다고 짚었다.
알리스 바이델 독일대안당 공동대표는 "국정을 운영하라는 명백한 위임을 받았다"며 승리를 자축했다. 독일대안당은 연대 가능한 주 의원들과 접촉해 소수 정부 출범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작센안할트주에서 거둔 이번 성적은 1950년대 이후 주의회 선거 사상 최고 수준의 득표율이다. 반면 집권 기독민주당(CDU)은 득표율이 반토막 났고, 전국 지지율에서도 독일대안당에 5~6%포인트 뒤처진 상태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극우와의 협력을 전면 배제해 왔다. 그러나 극우 지지세가 강한 동부 지역 CDU 의원들 사이에서는 방화벽을 향한 불만이 거세게 분출하고 있다.
방화벽 탓에 보수 유권자를 잃고 좌파 정당과의 무리한 연정으로 정책 마비가 빚어졌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메르츠 총리는 방화벽을 강제해 반(反)극우 연정을 꾸릴지, 지역당 조직의 협력을 열어줄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작센안할트주 독일대안당의 울리히 지크문트(35) 수석 후보는 마그데부르크 유세에서 "우리가 작센안할트에서 시작한 것은 독일 전역을 휩쓸고 있으며 더 이상 멈출 수 없다"라고 기세를 올렸다.
지그문트는 당이 약 44%의 득표율로 압승한 직후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특히 주요 정당들의 방화벽 원칙이 지켜지더라도 좌파당에서 떨어져 나온 극좌 성향 BSW가 방화벽 폐기를 요구하며 연정 지형을 뒤흔들고 있어 주목된다.
BSW는 이번 선거에서 주의회 의석을 1석이라도 얻기 위한 최소 득표율 5%(봉쇄조항)를 넘어 5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들은 독일대안당과의 연정 구성에 열려 있는 입장이어서 양당간 논의 결과에 따라 연정 형태로 독일대안당의 첫 지방정부 집권도 가능하다.
독일대안당은 미등록 이민자 추방과 대러시아 제재 해제,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 유럽연합(EU) 탈퇴를 주장하는 급진 우파 정당이다.
공산주의 동독 시절 향수와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30년 이상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는 서독과의 빈부 격차에 대한 반감을 파고들면서, 과거의 과오를 기억하려는 독일 사회 전반의 기조를 '죄책감 콤플렉스'로 간주해 종식할 것을 내걸고 있다.
주정부 집권시 가장 큰 문제는 안보 리스크다. 독일 국내 정보기관은 독일대안당 작센안할트 지부를 '극우 극단주의'로 분류하고 있다. 이들이 주정부 집권에 성공하면 주 경찰과 함께 자신들을 감시해 온 국내 정보기관인 주 헌법수호청의 지휘권을 확보하게 된다.
게오르크 마이어 튀링겐주 내무장관은 "독일대안당 의원들이 정부 의무 답변 절차를 활용해 방위 시설, 드론 방어 체계, 지역 내 러시아 간첩 활동에 관한 기밀 정보를 지속해서 요구해 왔다"며 친러 극우 세력의 기밀 접근을 경계했다.
이번 선거는 독일 정치권의 중도가 무너지며 국정 운영 난도가 극에 달했음을 보여줬다. 지지율 하락을 겪는 메르츠 총리의 당내 장악력도 심각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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