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에 손내미는 EU, 3200억 지원해 북극권 동맹 강화

EU 집행위원장, 이번 주말 누크 방문해 신규 지원금 발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2026.7.13.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이번 주말 그린란드 누크를 방문해 2억 유로(약 3150억 원) 규모의 신규 지원금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이슬란드는 최근 EU와의 긴밀한 관계 구축을 거부했지만, EU는 그린란드 등 북극권과의 동맹 강화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고위 관계자들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오는 6일 누크에서 2026~2027년 집행될 2억 유로 규모 자금 패키지를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자금은 핵심 원자재 산업, 재생에너지, 해저 케이블, 위성 통신, 데이터센터 등에 투자되며, 일부는 그린란드 정부의 행정 역량 강화를 위해 배정된다.

이번 2억 유로는 2021~2027년 기존 공동 예산에서 그린란드에 할당된 2억 2500만 유로에 더해지는 금액이다. EU는 2028~2034년 예산안에서는 이를 더욱 확대해 5억 3000만 유로 규모로 배정할 계획이다.

인구 5만 7000명 규모의 자치령인 그린란드는 덴마크 왕국에 속해 있다. 이번 방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듭된 병합 위협 속에서 EU가 그린란드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공고히 하고 경제적 유대를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변화하는 북극의 지정학적·환경적 지형 속에서 그린란드가 지니는 전략적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 방문은 아이슬란드 국민들이 EU 가입 협상 재개를 부결시키는 국민투표를 치른 지 불과 며칠 만에 이루어졌다. 아이슬란드 국민 대다수는 안보를 미국에 크게 의존해 왔고 EU 일원이 될 경우 어업권을 침해받을까 봐 EU 가입을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린란드는 트럼프의 위협을 수차례나 직접 받고 있어 EU와 손을 잡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트럼프는 1기 때부터 북극 영유권을 주장해 왔고, 2기 취임 후에는 군사력을 배제하지 않겠다며 병합 위협을 가했다. 하지만 EU 국가들이 그린란드 방어와 대미 보복 관세 카드를 꺼내 들자, 올해 들어 한 발 물러선 상태다.

EU는 미국의 위협 이전부터 그린란드에 투자해 온 신뢰할 수 있는 장기 파트너임을 내세우고 있다. 요제프 시켈라 EU 국제파트너십 집행위원장은 "북극의 미래는 그것을 사려는 이들이 아니라 북극 주민들의 것"이라고 밝혔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