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랄 5세 국왕 위중"…노르웨이 왕궁 앞 수백 명 모여 쾌유 기원
하콘 왕세자와 가족들, 병상 지켜
"하랄 국왕은 노르웨이의 할아버지"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하랄 5세 국왕(89)의 건강이 위중해지자 27일(현지시간) 노르웨이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왕실 가족은 병상에 있는 하랄 국왕을 지켰고, 왕궁 밖엔 수백 명의 시민이 운집해 국왕의 쾌유를 빌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현재 섭정 역할을 맡고 있는 아들 하콘 왕세자는 이날 모든 왕실 일정을 취소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오슬로대학병원에 있는 하랄 국왕 곁을 지키며 보냈다. 소냐 왕비(89)를 비롯해 하콘 왕세자의 부인 메테마리트 왕세자빈(53)과 두 사람의 성인 자녀 2명도 함께했다.
하랄 국왕은 용혈 빈혈로 지난 17일부터 병원에 입원 중이다. 용혈 빈혈은 적혈구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파괴되는 질환으로, 피로감과 호흡 곤란을 유발한다.
왕실은 지난 23일 국왕이 혈액 내 세균 감염으로 항생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치료에 잘 반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왕실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국왕 폐하의 건강이 매우 위중하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현지 잡지 세 오그 호르의 왕실 전문 기자 캐롤라인 바글레는 왕실의 성명이 "극적"이라며 왕실은 평소 "국왕이 입원하거나 치료를 받을 때조차도 건강에 대한 발표를 매우 자제했다"고 평했다.
수백 명의 사람은 오슬로 중심부에 있는 왕궁 앞에 모여 하랄 국왕의 평안을 빌었다. 몇몇은 꽃다발을 바쳤다.
트린 바케 요르드(57)는 AFP에 "하랄 국왕은 노르웨이의 할아버지 같은 분"이라며 눈물을 닦았다.
카스파라 볼스타드(24)는 하랄 국왕이 "매우 차분하고 따뜻했다"며 "왕정 찬반을 막론하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분"이라고 강조했다.
마그누스 스카우그세트(27)도 볼스타드 말에 동의하며 하랄 국왕의 "포용적인 면모"를 칭찬했다. 이어 "세상이 이렇게 분열되고 양극화될 때, 하랄 국왕은 반대 방향을 가리키는 기둥과도 같았다"고 설명했다.
독일 출장을 취소한 요나스 가르 스토레 노르웨이 총리는 "전 국민과 함께 국왕과 왕실 가족의 쾌유를 기원한다"고 했다.
1991년 노르웨이 왕위에 오른 하랄 국왕은 유럽에서 재위 중인 군주 중 최고령이다. 최근 몇 년간 여러 차례 건강 문제를 겪어 심장 박동기를 이식받고 공식 일정을 줄여야 했다.
지난 2월엔 소냐 왕비와 함께 개인 여행 중이던 스페인 테네리페에서 감염과 탈수 증세로 입원 치료를 받았다. 소냐 왕비 역시 지난 5월 심장 질환으로 잠시 입원한 바 있다.
km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