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29일 'EU 가입 협상 재개' 묻는 국민투표 실시
그린란드發 안보 불안에 EU 가입 움직임 탄력…여론조사는 '초박빙'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아이슬란드가 유럽연합(EU) 가입 협상 재개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를 실시한다고 25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오는 29일 실시되는 이번 투표는 아이슬란드의 EU 가입 여부가 아닌, 아이슬란드 정부가 회원국 가입 조건을 두고 EU와 협상하기를 원하는지를 묻는다.
유권자들은 "아이슬란드가 EU와의 가입 협상을 재개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예' 또는 '아니오'로 답하게 된다.
크리스트룬 프로스타도티르 아이슬란드 총리는 AFP통신에 "이것은 기회일 뿐 최종 결정이 아니다"라며 국민투표가 가결되면 "협상안을 테이블 위에 올리고, 우리가 직면한 모든 질문과 이에 대한 답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인구 40만 명의 아이슬란드는 유럽경제지역(EEA) 협정과 솅겐 협정 등으로 EU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 2009년 EU 가입을 신청했지만, 어업권 등 핵심 쟁점에서 EU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2013년 가입 협상을 중단했었다.
2024년 11월 총선 이후 들어선 프로스타도티르 총리의 연립정부는 EU 가입 협상 국민투표를 오는 2027년까지 실시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던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합병을 시도하는 등 북극권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민투표 일정이 앞당겨졌다.
프로스타도티르 총리는 "EU는 주변을 둘러보며 인도,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MERCOSUR)와 협정을 마무리 짓고 있다. 우리는 관세가 무기로 활용되는 방식에서 글로벌 환경의 변화를 목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아이슬란드 경제는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고금리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이슬란드 중앙은행은 올해 들어서만 금리를 세 차례 인상해 8%까지 올렸다. EU 가입 찬성파는 유로화를 도입하면 아이슬란드 기업과 가계의 차입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합병 시도는 아이슬란드 국민들의 안보 불안감을 자아냈다. 정규군이 없는 아이슬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및 1951년 미국과 체결한 양자 협정에 자국 방어를 의존하고 있다.
에이리쿠르 베르그만 비프뢰스트대 교수는 AFP통신에 "특히 그린란드를 향한 위협적 태도는 아이슬란드에 큰 우려를 안겼으며, 많은 이들이 아이슬란드가 어디 속해 있는지 자문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여전히 어업권 문제가 EU 가입 협상의 가장 큰 장애물이다. 수산물이 국가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아이슬란드는 과거에도 고등어와 대구 어장을 놓고 영국, 노르웨이, EU와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특히 2010년 시작된 '고등어 전쟁' 당시 EU는 아이슬란드에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EU 가입 문제에 대해 아이슬란드 국민들의 의견은 팽팽하게 갈리고 있다. 이달 초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유권자의 46%가 찬성했고, 46%는 반대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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