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인권기구 "우크라군 포로 95%, 러 억류 중 고문·학대 당해"
"절반 이상은 성폭력 경험"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우크라이나 포로의 약 95%가 러시아에 억류돼 고문을 비롯한 각종 가혹 행위를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클라우디아 푸엔테스 훌리오 유엔 인권담당 사무차장보는 "러시아 당국에 의한,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및 민간인 억류자에 대한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고문과 가혹행위가 성폭력을 포함해 계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2022년 2월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포로 129명이 포로로 잡힌 직후 처형된 사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48명이 고문·의료 조치 거부·비인도적 구금 환경 등으로 수용 중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면담 대상 전쟁 포로의 95% 이상은 고문 또는 가혹 행위를 경험한 것으로 보고됐다.
절반 이상은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밝혔는데, 여기에는 강간, 집단 강간, 나체 상태에서의 구타, 생식기 구타, 생식기·유두에 대한 전기충격, 성적 성격의 모욕적 처우 등이 포함됐다.
경찰봉·두꺼운 벨트·나무 등의 도구를 이용한 구타, 전기충격, 군견을 이용한 공격, 모의 처형 등의 고문을 당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현역 우크라이나 군인인 후안 알베르토 레이바 가르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공식 회의에서 1183일간의 포로 생활 동안 "사람에게 가할 수 있는 고통스럽고 모욕적인 모든 것을, 내 의사에 반해 당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포로들이 적절한 시설을 갖추지 못한 막사에 과밀 수용됐고, 거의 전원이 이질에 걸렸으며, 다수가 굶주렸다고도 전했다.
그는 회의 후 기자들에게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것을 당했다. 언어폭력뿐 아니라 신체적 학대, 매일 이어진 구타, 전기고문, 영하의 혹한 속 과도한 운동 강요, 성적 학대까지. 한 사람의 정신을 무너뜨리기 위해 가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나와 대부분의 동료에게 행해졌다"고 말했다.
자신은 운이 좋아 살아남았지만, 동료 2명은 도네츠크 지역 수용시설에서 구타로 숨졌다고도 덧붙였다.
2024년 포로 교환으로 석방된 크림타타르 인권활동가 레니예 우메로바는 크림반도에서 중병에 걸린 아버지를 면회하려다 구금됐다고 증언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당국이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존재하는 수용 시설의 수를 300곳 이상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포로 교환을 통해 9000명 이상의 우크라이나인이 귀환했으나 수천 명은 여전히 억류 중이라고 말했다.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 임시대리대사 볼로디미르 파블리첸코는 러시아의 포로 처우에 대해 국제사회가 더 강력하게 책임을 추궁할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는 이를 부인했다. 유엔 주재 러시아 차석대표 마리야 자볼로츠카야는 보고된 증언을 "허위 정보 유포 공작"이라고 일축하며, 오히려 우크라이나에 억류된 러시아 포로들이 "고문과 모욕, 정신적·신체적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푸엔테스 훌리오 사무차장보는 우크라이나에 억류된 러시아 및 제3국 국적 전쟁포로에 대한 가혹 행위도 보고됐으나 "규모 면에서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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