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푸틴 궁전' 주변 방공시설 파괴…"방어망 사라져"

S-400 진지·전자전 체계 잇따라 피격

2021년 1월 25일(현지시간)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궁전'이라고 주장한 흑해 연안 시설의 모습.ⓒ AFP=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우크라이나군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호화 별장으로 알려진 이른바 '푸틴 궁전' 인근의 방공 시설을 잇따라 파괴했다고 러시아 독립매체 '모스크바 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9일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주 휴양도시 겔렌지크 인근에 배치된 S-400 방공미사일 체계를 공격했다. 공격 이후 S-400 진지에서는 화재가 발생해 약 3시간 동안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 무인체계군 사령관 로베르트 브로우디는 이 진지에서 전날인 8일 우크라이나를 향해 미사일 6발이 발사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원래 항공기와 미사일 등을 요격하기 위한 S-400 방공미사일을 지상 표적 공격용으로 전용해 우크라이나 공격에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7일에는 S-400 진지에서 약 500m 떨어진 '볼나 쿠폴 가란트' 전자전 체계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았다. 이 전자전 체계가 파괴된 사실은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

볼나 쿠폴 가란트는 스타링크 위성통신을 교란하는 데 사용되는 체계로, 20㎢ 면적을 방어할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러시아 출신 군사분석가 얀 마트베예프는 이 체계가 드론 방어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전 체계와 S-400 방공미사일이 잇따라 피격되면서 이른바 '푸틴 궁전' 주변의 방공 능력도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마트베예프는 "이제 푸틴의 '궁전'은 방어 없이 남게 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에서 '푸틴 궁전'으로 불리는 대규모 별장 단지는 흑해 연안 겔렌지크 인근에 있으며, 러시아의 대표적 휴양도시 소치에서 북서쪽으로 떨어져 있다.

연면적 1만7700㎡ 규모의 이 단지는 2024년 2월 러시아 교도소에서 의문사한 반부패재단(FBK) 설립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생전 탐사보도를 통해 푸틴을 위한 시설이라고 폭로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나발니 측 조사에 따르면 단지에는 교회, 아이스하키장, 영화관, 노래방, 맥주집, 당구장, 여러 개의 식당, 수영장, 스파센터, 사우나, 터키식 목욕탕 등이 갖춰져 있다.

또 육류·수산물 가공시설과 채소 가공시설, 치료용 진흙 보관창고, 도서관, 헬기장 등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궁전' 상공에는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돼 있으며, 나발니 측은 시설 주변 7000㏊의 부지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소유라고 주장했다.

FBK는 이 단지의 건설 비용을 최소 1000억루블(약 1조7000억원)로 추산했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