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텔레그램 창업자 두로프 '테러 지원' 혐의 기소…국제수배"

"우크라 정보기관 이용 채널·봇 삭제 안 해"…佛서도 다른 혐의로 수사 중

텔레그램 메신저 앱의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가 2024년 12월 6일 파리 법원 심리에 출석하고 있다. 2026.07.29.ⓒ 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비밀 메신저'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테크 억만장자인 파벨 두로프(41)가 해외 체류 중 러시아 보안당국에 기소돼 국제수배 대상에 올랐다.

29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정보·보안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은 이날 "텔레그램 운영 책임자 두로프가 러시아 형법 제205조의1 제1.1항에 규정된 '테러 활동 지원 혐의'로 기소됐으며, 국제수배 대상으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FSB는 기소 이유와 관련해 "텔레그램이 우크라이나 정보기관과 테러·극단주의 단체들이 러시아에서 파괴·테러 행위와 대량살인을 준비·조율하고 사이버 사기 활동을 벌이는 데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수많은 채널과 채팅방, 봇을 삭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같은 활동으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다수의 인명 피해와 수십억 루블(한화 수백억원) 규모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월 러시아 관영 매체 '로시이스카야 가제타'는 FSB가 두로프에게 러시아 형법상 '테러 활동 지원' 조항을 적용해 형사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출신 사업가 두로프가 2013년 출시한 보안 중심의 메신저로, 월간 활성 이용자가 10억명을 넘어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옛 소련권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텔레그램이 자국 법률을 준수하지 않는다며 지난 2월부터 속도 저하 등 서비스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앞서 지난해 8월에는 텔레그램의 음성·영상 통화 기능을 차단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정부 지원 메신저 '막스'(Max)를 활성화하기 위해 텔레그램과 왓츠앱 등 인기 메신저의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 사법당국은 올해 들어서만 텔레그램에 총 1억 루블(약 18억 원)이 넘는 벌금을 부과했다. 벌금은 주로 러시아에서 금지된 콘텐츠를 삭제하지 않은 혐의로 부과됐다.

옛 소련의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 태생인 두로프는 대학을 졸업하던 2006년 러시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브콘탁테(VK)를 만든 데 이어, 2013년 형 니콜라이 두로프와 텔레그램을 출시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2026년 현재 개인 자산이 66억 달러(약 9조5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세계적인 테크 거물이다.

두로프는 세 명의 여성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 6명을 두고 있으며, 정자 기증을 통해 전 세계 12개국에서 100명 이상의 생물학적 자녀를 뒀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외에 프랑스, 아랍에미리트(UAE), 세인트키츠네비스 국적도 보유한 그는 2024년 파리 르부르제 공항에서 체포돼 텔레그램 내 아동 성착취물 유포 등 불법행위를 방조한 혐의로 프랑스 당국의 수사를 받았다. 이후 수사가 계속 되는 중에 출국 제한 조치가 완화되면서 두바이로 돌아가 체류해왔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