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증시, 3년 4개월 만에 최저치 급락…연료난·유가 하락 겹쳐

"하루 새 2.17% 빠지며 2200선 내줘"…2주 전에도 4.23% 급락

모스크바 증권거래소 ⓒ AFP=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 증시가 6일(현지시간) 3년 4개월여 만의 최저치로 다시 급락했다.

러시아 경제 매체 RBC와 인테르팍스 등에 따르면 러시아 대표 주가지수인 '모스크바거래소지수'(IMOEX)는 이날 전 거래일 종가보다 2.17% 내린 2194.14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한때 3.5% 하락한 2164.81포인트까지 밀렸다.

IMOEX가 2200포인트 아래로 하락한 것은 우크라이나전 개전 약 1년 뒤인 2023년 2월 27일 이후 처음이며, 2170포인트를 밑돈 것은 같은 해 2월 20일 이후 처음이다.

하락세는 대형주가 주도했다. 대형 국영은행 VTB 주가는 장중 한때 10.5% 떨어진 62.8루블까지 내려갔다. 러시아 대형 전력회사 인테르라오는 9.9% 하락한 2.2265루블, 국영 송유관 운영사 트란스네프티 우선주는 8.4% 내린 1129.8루블을 기록했다.

모스크바 증시는 앞서 지난달 22일에도 하루 만에 4.23% 급락해 2023년 3월 이후 최저치인 2318.28까지 떨어진 바 있다.

약 2주 만에 다시 저점을 낮추며 투자 심리가 한층 위축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증시 급락의 배경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지정학적 불확실성, 러시아 내 연료 공급 불안, 국제유가 하락, 금융당국의 긴축적 통화정책 등을 꼽고 있다.

현지 투자회사 알파 인베스티치이의 알렉세이 데뱌토프 분석가는 "주식시장이 여전히 복잡한 지정학적 상황과 중앙은행의 긴축적 통화정책 압박을 받고 있다"며 국제유가 하락과 루블화 강세도 추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4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최근 러시아 본토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우크라이나군의 장거리 드론 공세 강화로 연료 수급 불안을 키우는 등 한층 격화하는 양상이다.

국제유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72달러 아래로 내려갔고, 러시아산 우랄유 가격은 배럴당 52달러까지 하락했다.

금융당국의 긴축적 통화정책 역시 투자 심리를 누르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19일 기준금리를 연 14.25%로 0.25%포인트 낮췄지만, 시장 예상치였던 0.50%포인트 인하에는 미치지 못했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인하 폭을 제한한 이유로 물가 상승 위험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들었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