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집착' 푸틴 대통령…장기 프린팅 연구 등에 40조원 투입
미니돼지 활용한 장기 배양 등 지원 사업…성과는 확인 안돼
비정통적 방법에도 관심…신체적 쇠퇴 대한 불안감 높아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00억 달러(약 39조원) 규모의 ‘장수 프로젝트’를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며 노화 연구를 크렘린의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 정부는 푸틴 대통령의 장수 정복 프로젝트인 "신건강보전기술"의 일환으로 과학자들이 세포 노화를 늦추는 유전자 치료법을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다.
데니스 세키린스키 과학부 차관은 이 방법이 "노화와의 싸움에서 가장 유망한 길 중 하나"라고 말했다.
푸틴은 그간 장기 프린팅, 미니 돼지를 활용한 장기 배양, 유전자 치료제 개발 등 다양한 연구를 지원해 왔다. 딸이자 내분비학자인 마리아 보론초바와 물리학자 미하일 코발추크가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성과는 거의 없어 실제 진전 여부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러시아 과학자 알렉산드르 오스트롭스키는 “논문이 없다면 결과도 없는 것”이라며, 제재로 인해 서방과 단절된 상황에서 과학적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푸틴은 정통 과학자들의 연구뿐 아니라 비정통적 방법에도 관심을 보여왔다. 2018년 오스트리아 총리에게 극저온 체임버(일종의 역 사우나) 체험을 권유한 일화가 대표적이다.
73세의 푸틴은 수십 년간 사냥, 하키, 오토바이 등 남성적 이미지를 연출하며 강인한 체력을 과시했지만 실제로는 신체적 쇠퇴에 대한 불안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장기 격리와 소독 터널을 도입했고, 긴 테이블은 그의 거리두기와 세균 공포증을 상징했다. 외모가 나이를 거슬러 매끈해진 모습 때문에 성형 의혹도 제기됐다.
푸틴의 장수 집착은 러시아 지도자들의 오래된 전통과도 맞닿아 있다. 1920년대 러시아 의사인 알렉산드르 보그다노프는 혈액 수혈로 젊음을 되찾을 수 있다고 주장해 크렘린의 관심을 받았지만 결국 자가 치료의 부작용으로 55세에 사망했다.
1930년대 의사 올렉산드르 보고몰레츠는 인간 수명을 150세까지 늘릴 수 있다고 주장해 스탈린의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그 역시 65세에 죽었다. 현실에서 러시아 남성 평균 기대수명은 68세로, 미국(76세)이나 서유럽(80세 이상)에 비해 크게 낮다. 결국 죽음은 크렘린조차 통제하기 어려운 영역임을 보여준다고 WSJ은 밝혔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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