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 조롱' 이스라엘 장관 공분 확산…"EU 차원 제재해야"

이탈리아·아일랜드 등, 벤 그비르 장관 제재 요구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부 장관이 가자지구로 향하던 구호선단(플로틸라) 활동가들을 향해 손가락질하는 영상이 20일 공개됐다. 활동가들은 양손이 뒤로 묶인 채 바닥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완전히 땅에 대고 있는 굴욕적인 자세로 구금됐다. 2026.5.2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이탈리아와 아일랜드, 스페인이 2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구호선단 활동가들을 조롱한 영상을 게재한 이타마르 벤 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에 대한 유럽연합(EU) 차원의 제재를 촉구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국제 수역에서 활동가들을 나포하고 가장 기본적인 인권을 위반하는 괴롭힘과 굴욕을 가했다"며 벤 그비르 장관에 대한 제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도 활동가들에 대한 처우 문제를 이유로 EU에 이스라엘에 추가 조치를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마틴 총리는 안토니오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스라엘의 EU 시민들에 대한 충격적 처우와 벤 그비르의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비난하면서 다음 달 유럽이사회 회의에서 해당 문제를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마틴 총리는 "최소한 이스라엘 정착촌 제품 금지와 EU-이스라엘 협력 협정 일부 혹은 전면 중단은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0년 6월 발효된 이스라엘과 EU의 협력 협정은 양자 간 무역·경제·정치 협력을 제도화하는 내용과 함께 인권 존중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벤 그비르 제재가 시급한 문제라며 스페인은 이미 지난해 9월 벤 그비르를 입국 금지했다고 밝혔다.

산체스 총리는 전날(20일) 엑스에서 "가자지구를 지원하는 국제 선단 구성원들을 모욕하는 벤 그비르의 영상은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는 누구든 우리 시민들을 학대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벤 그비르 장관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스라엘군에 나포된 활동가 약 430명이 아슈도드 항구의 임시 구금 시설에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모습을 촬영 및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영상에는 활동가들이 손이 뒤로 묶인 채 바닥에 머리를 박고 무릎을 꿇는 등 굴욕적인 자세를 강요당했고, 벤 그비르 장관은 이들 사이를 거닐며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고 "이스라엘에 온 것을 환영한다. 우리가 이곳의 주인이다"라고 윽박질렀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