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위 1년' 레오 14세, 반전 목소리 계속…"죽음 이미지에 체념 말라"

"정부의 특별한 책임 맡은 이들 위해 기도"

레오 14세 교황. 2026.05.08 ⓒ 로이터=뉴스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8일(현지시간) 즉위 1주년을 맞은 레오 14세 교황이 미국의 이란 전쟁 등을 겨냥한 반전 메시지를 거듭 냈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이날 이탈리아 남부 폼페이를 방문해 한 강론에서 "세계 평화가 국제적인 긴장 및 인명 존중보다 무기 거래를 앞세우는 경제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뉴스가 매일 보여주는 죽음의 이미지에 체념해선 안 된다"며 "하느님께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원한과 증오를 가라앉히고, 정부에서 특별한 책임을 맡은 모든 이들을 깨우쳐 주시길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레오 14세는 작년 4월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뒤를 이어 같은 해 5월 8일 즉위했다. 가톨릭교회 역사상 최초의 미국인 교황이다.

그는 즉위 이후 비교적 온건하고 조용한 행보를 보였지만, 최근 몇 주 사이 전쟁과 독재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미국의 이란 전쟁을 겨냥해 "하느님은 어떤 전쟁도 축복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레오 14세의 이란 전쟁 비판을 놓고 "나약하고 형편없다", "교황 후보 명단에도 없었는데 내 덕분에 그 자리에 앉았다"고 막말을 쏟아냈다.

논란이 거세지자 레오 14세는 트럼프 대통령과 논쟁할 뜻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행정부는 두렵지 않다"며 "전쟁 반대 목소리를 계속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지난 7일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바티칸(교황청)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양국 관계 및 중동 정세에 관해 논의했다. 가톨릭 신자인 루비오 장관에게 평화를 상징하는 올리브 가지를 선물하기도 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레오 14세 즉위 1주년을 축하하며 "복잡하고 불확실한 시대에 교황의 목소리가 기독교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기준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