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트럼프' 오르반 참패, 대서양 건너 美중간선거에 쓰나미
헝가리 총선서 극우 포퓰리스트 총리, 16년만에 실각
트럼프 공개 지원도 안 통해…美 보수 진영에 적신호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유럽의 트럼프'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를 16년만에 권좌에서 끌어내린 헝가리 총선 결과가 11월 미국 중간선거까지 파장을 미치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또 다른 고민거리를 안길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간) 헝가리 총선에서 오르반 총리의 집권당 피데스는 페테르 마자르가 이끄는 중도우파 성향의 티서에 참패했다. 티서는 의회 199석 중 138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데스에 유리한 게리맨더링(선거구 조작)과 언론 통제에도 논쟁의 여지 없이 압승했다.
오르반 총리는 "총선 결과는 명확하다"며 곧바로 결과에 승복했다. 일각에선 그가 권력 유지를 위해 선거 조작을 주장하거나 보안군을 동원할 경우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면서 유혈 사태가 초래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았다.
오르반의 총선 참패와 빠른 패배 인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망신이다. 트럼프는 유럽 내 핵심 우군인 오르반이 권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헝가리에 보내 공개적으로 선거 운동을 도왔다.
2010년부터 헝가리를 장기 집권한 오르반은 전 세계 극우 진영의 상징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이상향이었다. 오르반의 보수 국수주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과 트럼프의 '마가'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은 그 궤를 같이한다.
영국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은 "헝가리 총선의 또 다른 패자는 트럼프의 백악관"이라며 "미국의 해외 개입 활동이 결코 무적이지 않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란 전쟁은 오르반의 참패에 결정타가 됐다. 오르반의 권위주의와 경제난을 16년이나 감내한 헝가리 국민들은 2월 28일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에너지 위기와 혼란이 격화하자 결국 정권 교체를 선택했다.
AP통신은 "오르반의 패배는 트럼프와 미국 보수 진영에 파급 효과를 야기할 것"이라며 "이념적 지도자들의 권력을 동원한 표심 움직이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 트럼프 대통령의 평균 지지율(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기준)은 작년 1월 재취임 직후 50.5%에서 관세 반이민 정책 논란 속에 꾸준히 하락하다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41.5%까지 추락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항의하는 '노 킹스'(No Kings·왕은 필요 없다)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의 최측근인 맷 슐랩 미 보수주의연합(ACU) 회장은 헝가리 총선 결과에 대해 "민주주의에는 왕이 없고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은 국민"이라고 인정했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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