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16년 장기집권 끝낸 마자르…"오르반 키즈서 정적으로"
반공주의 오르반 존경하며 성장…오르반 정부서 주요 요직 거쳐
2024년 '성학대 은폐 스캔들' 후 탈당…EU와의 관계 재설정될 듯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지난 주말 열린 헝가리 총선에서 중도 우파 성향의 야당이 압승을 거뒀다. 극우 포퓰리즘 성향인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16년 장기 집권을 끝낸 페테르 마자르(45) 티사당 대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자르는 어렸을 때 오르반 총리를 존경했다. 9살이던 1990년 헝가리의 첫 민주 선거에 감격하며 자신이 존경하는 주요 정치 인물들의 사진을 붙였는데 그중 한 명이 당시 반공주의 급진 인사였던 오르반일 정도였다.
마자르는 지난해 팟캐스트에 출연해 자신이 어렸을 때 느꼈던 정치적 변화에 대해 "체제 전환을 둘러싼 에너지의 물결이 어린 나를 휩쓸었다"고 말했다.
결국 마자르는 지난 2002년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피데스당에 입당하며 정치에 입문했고, 유럽연합(EU) 외교관을 비롯해 오르반 행정부의 주요 요직을 거치면서 정치 경력을 쌓았다.
마자르는 오르반 정부에서 법무장관을 지낸 유디트 바르가와 결혼했으며,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 게르게이 구야시 오르반 총리 비서실장일 정도로 오르반 정부 핵심 인사들과도 많은 교류를 나눴다.
그러나 2024년 오르반 정부가 아동 복지 시설의 성 학대 스캔들 은폐를 도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인물을 사면하면서 사이가 틀어졌다.
마자르는 피데스당을 탈당한 뒤 2020년 12월에 창당한 신생 정당인 티사당에 입당한 후 당 대표를 맡아 "정부는 광범위한 부패에 연루되어 있다", "정부가 부패와 선전 기계로 운영된다"며 오르반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와 대립각을 세울수록 오르반 정부 출신의 반부패 개혁가로 평가됐고, 이는 자신의 인지도를 확대하는 기회가 됐다. 결국 지난 12일 총선에서 전체 의회 199석 중 138석을 차지하며 16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마자르가 집권하면서 안으로는 부패 척결과 함께 밖으로는 EU의 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극우 포퓰리스트인 오르반 총리는 반이민 정책을 내세우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및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했다.
그러나 언론 자유와 비정부기구(NGO) 활동을 제한하고, 사법부 독립을 약화시키면서 EU와의 관계는 악화됐고, EU는 헝가리에 대한 지원금을 동결했다.
마자르는 선거 기간 동안 EU와의 관계 회복을 시사했다. 서방 지향성을 회복하고, 2035년까지 러시아 에너지 의존을 종료하고 러시아와는 실용적인 관계를 구축하며, 동결된 EU 지원금을 해제해 침체된 헝가리 경제를 회복시키겠다고 공언했다.
레드 스노우 컨설팅의 보톤드 펠레디 연구원은 "오르반은 현재의 유럽 통합 형태와 방향에 대한 신뢰를 잃었고, 거부권 행사와 방해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며 "티사당은 유럽 통합에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으며, 실용적 차원에서 문제를 다루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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