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뒷짐 진 유럽…트럼프, 종전 후 그린란드 다시 넘보나
이란 종전 후 '참전 거부' 동맹 때리기 본격화 전망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서 '노 딜' 철수를 시사한 가운데 전황이 수습되는 대로 미국과 서방 동맹들 간 난타전이 격화할 전망이다. 유럽국들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 내내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참전 요청에 뒷짐으로 일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이란과의 합의가 없더라도 미군이 2~3주 내 군사작전을 종료하고 철수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프랑스나 다른 나라가 석유나 가스를 원한다면, 호르무즈 해협에 직접 가서 알아서 해결하라"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종전 후 서방 집단 안보 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관계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필요할 때 함께하지 않는 나라들은 동맹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28일 이란 군사작전 개시 이후 유럽국들에 재차 군사적 지원을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등이 잇따라 미군기의 자국기지 사용을 불허했고, 영국은 마지못해 미군에 '방어적 목적'의 인도양 기지 사용을 허가했다. 폴란드는 미국의 방공망 파견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해 다국적군을 파견해 달라고 부탁했을 때도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을 우려해 손을 내저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미국이 동맹들과 사전 협의 없이 전쟁을 시작했고, 전쟁 목표 역시 불분명하다는 점 때문에 유럽국들이 참전을 극구 거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벨기에 싱크탱크 에그몽 연구소의 스벤 비스코프 연구원은 유럽 내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을 '전략적 어리석음'이라고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고 지적했다.
유럽은 트럼프가 그동안 동맹들에 사용하던 '우리와 상관없는 일'이라는 논리를 그대로 차용했다. 한 유럽의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은 "유럽은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더 이상의 문제를 떠안을 여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미국 싱크탱크 퀸시 책임국가전략연구소는 나토가 창설 이후 여러 부침을 겪었지만 이란 전쟁은 동맹 내 '상황에 따른 이견'이 아니라 '영원한 분열'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종전 이후 여론의 시선 돌리기와 동맹들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덴마크령 그린란드 점령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트럼프는 참전하지 않은 동맹에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이를 갈고 있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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