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개입' 선 긋는 나토 회원국…트럼프, 관계 재검토 시사
폴란드, 패트리어트 포대 파견 비공식 요청 거부
항공기 공군기지 착륙 막은 伊, 영공 막은 스페인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이란 전쟁에 협조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에 잇따라 거리를 두고 있다.
31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은 이날 폴란드가 패트리어트 방공 포대를 중동에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폴란드 일간 제치포스폴리타는 이날 미국이 폴란드에 비공식적으로 2개 패트리어트 포대 중 1개를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폴란드 중부 도시 소하체프의 제37방공미사일대대에 배치된 이 포대들은 최대 100㎞ 거리의 항공기와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코시니아크카미시 장관은 X(구 트위터)에 폴란드의 패트리어트는 "폴란드 영공과 NATO 동부 측면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어디에도 이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 동맹국들은 우리가 여기서 맡고 있는 임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폴란드의 안보는 절대적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폴란드는 러시아·벨라루스·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자국의 방공 능력을 약화할 여유가 없다는 입장을 오랫동안 견지해 왔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란 작전을 위해 중동으로 향하던 미군 항공기가 이탈리아 시칠리아 시고넬라 공군기지에 착륙하는 것을 거부했다.
이탈리아는 미국이 사전 허가를 요청하지 않았고 이탈리아군 내부 협의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미군기 착륙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미국의 이란 군사작전 개입에 선을 그으며, 미국의 이탈리아 공군기지 사용 요청이 있을 경우 의회 허가를 먼저 받겠다고 약속했다.
중동 순방 중인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카타르 두칸 공군 기지의 영국군을 방문한 자리에서 타이푼 전투기 배치 기간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나서는 사우디아라비아·바레인·쿠웨이트에는 추가 방공 시스템을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것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며 우리는 이 전쟁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며 지상군 배치에는 선을 그었다.
스페인은 전날 이란 공격에 참여한 미군기 등 모든 항공편에 대해 영공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장관은 "이란 전쟁과 관련한 행동을 위한 군사 기지 사용도, 영공 사용도 허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와 같은 유럽 주요국의 선 긋기에 명백히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한 행사에 참석해 나토 동맹국이 이란 전쟁 지원 요청에 미온적인 점을 들어 "매년 수억 달러를 지출하며 그들을 보호했지만 그들의 행태를 보니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 같다"며 나토와의 관계 재검토를 시사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전날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이 끝나면 대통령과 우리나라가 이 모든 것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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