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ICE 동계올림픽 투입에 화난 伊…"사람 죽이는 민병대 불가"
美 "경호지원 목적" 설명에도 미네소타 이민단속 총격 사건에 우려 커져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다음 달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투입되는 것을 두고 현지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 내 연방 요원 총격 사건과 강경 이민 정책으로 ICE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는 ICE 산하 국토안보수사국(HSI) 요원들이 오는 2월 6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기간 미 국무부 외교안보국의 경호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엑스(X)를 통해 밝혔다.
국토안보부는 이번 파견의 목적이 국제 범죄 조직과 관련된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점검하고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며 모든 보안 활동은 이탈리아 당국의 통제 아래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ICE가 해외에서 이민 단속을 수행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파견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탈리아 정치권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요원의 총격으로 미국 시민이 잇달아 사망하면서 과잉 대응이라는 비판 여론이 커진 영향이다.
올림픽 공동 개최 도시인 밀라노의 주세페 살라 시장은 ICE를 "사람을 죽이는 민병대"라고 표현하며 "밀라노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집권 연정 소속 마우리치오 루피 의원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탈리아 정부는 진화에 나섰다. 내무부는 ICE 요원들이 밀라노 주재 미국 영사관 등 외교 시설에서만 근무하며 거리 치안 활동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테오 피안테도시 내무장관은 주이탈리아 미국대사와 만나 이를 논의했으며 다음 달 4일 의회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미국 미니애폴리스 거리에서 활동하던 ICE 요원들이 오는 것이 아니다. 나치 친위대가 오는 것도 아니다"며 신중한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미 국무부도 과거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여러 연방기관이 경호를 지원하는 것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ICE는 이전에도 올림픽을 포함한 국내외 주요 스포츠 행사에 참여해 인신매매·마약 범죄 대응에 협력해 왔다.
하지만 중도 야당 이탈리아비바는 ICE 요원들이 이탈리아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까지 펼치는 등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극좌 성향 USB 노동조합은 개막식 당일 밀라노 도심에서 'ICE OUT'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yeh25@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