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 벨라루스 대통령 "美와 빅딜 예정…푸틴도 완전히 이해"
정치범 123명 석방 닷새 만에 트럼프와 추가 관계개선 합의 시사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러시아의 우방인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미국과의 '큰 거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벨라루스 최고 헌법 기관인 인민회의 연설에서 "모든 것이 그들(미국)이 말하는 대로 큰 거래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합의를 시사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폐쇄된 민스크 주재 미국대사관 재개설과 그에 필요한 보안 조치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다른 국가를 희생시키지 않을 것이며, 자신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현재 상황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13일 존 콜 미국 대통령 특사와 만난 뒤 123명의 정치범을 전격 석방했다. 콜 특사는 이에 대한 대가로 벨라루스산 칼륨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벨라루스는 비료의 핵심 성분인 칼륨의 주요 생산국이다.
이 전에도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9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반체제 인사 수십 명을 사면 및 석방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사의를 표하며 루카셴코 대통령을 "존경받고 강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웠다.
한편 루카셴코 대통령은 자신이 지난 1994년 집권한 이후 벨라루스가 러시아와의 긴밀한 유대를 추구해 왔으며 "내가 대통령인 한 이 정책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국 내 야권 세력에 대해서는 야당이 선거 조작을 주장하며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2020년의 사태의 재현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망명 중인 야권 '불량배들'과의 협상을 배제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석방한 정치범인 빅토르 바바리카에 대해서는 교도소에서 보일러를 관리하며 일한 뒤 건강해 보인다며 "왜 나한테 화를 내는가"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2020년 대선 직후 야권과 시위대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면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광범위한 제재 대상이 됐다. 2022년 루카셴코 대통령이 벨라루스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진기지로 사용하게 허가하자 제재는 더욱 강화됐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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