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한·일 기업에 손짓…"서방과 달리 실용주의적" 호평

9월 동방경제포럼 참석 언급하며 "서방의 이념적 노선과 거리"

유엔 총회 참석 후 기자회견하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2025.09.27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한국과 일본 기업들의 실용주의적 행보를 높이 평가한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연방 주(州) 수반들과의 회의에서 "우리는 한국과 일본 기업들이 보여준 실용적인 행동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배경으로 지난 9월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10차 동방경제포럼(EEF)에 한국과 일본 기업들이 참여한 점을 언급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한국과 일본을 '비우호 국가'로 지정한 가운데 나온 이례적인 긍정 평가다.

라브로프 장관은 동방경제포럼 당시 특별 라운드테이블 행사에 한국과 일본 대표단이 중국·인도와 함께 참여한 사실을 언급하며 "한국과 일본은 서방이 아시아 동맹국에 강요하는 이념적인 노선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일 기업들의 포럼 참여가 "북극에서 러시아와 협력하려는 역외 국가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미국 중심의 제재 연대에서 약한 고리인 한국과 일본을 분리하려는 외교적 메시지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극동 및 북극 지역 개발을 위해 아시아 국가들의 투자와 기술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과 일본은 공식적으로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지만 기업 차원의 경제 활동을 전면적으로 막지는 않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일부 한국 기업들은 러시아 사업 재개를 조심스레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모스크바 인근 가전 공장의 시험 가동을 시작했고 다른 기업들도 시장 복귀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past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