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외교수장 "러, 100년간 19개국 공격"…러 "역사 강의 해주랴"

칼라스 "우크라 나토 가입 안한다면 실질적 안전보장 논의 필요"

유럽연합(EU)의 카야 칼라스 외교안보 고위대표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유럽연합(EU)의 카야 칼라스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지난 100년간 최소 19개국을 공격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구체적인 안전보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 및 우크크라이나 UNN 통신에 따르면 칼라스 대표는 이날 EU 외무장관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 논의 대상이 아니라면 실질적 안전보장 방안이 무엇일지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순한 서류나 약속이 아니라 실제 병력과 역량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앞서 서방이 집단으로 안전보장을 제공한다면 나토 가입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나토 가입 포기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동부 돈바스 전체 포기와 더불어 종전 조건으로 요구하는 핵심 사안 중 하나다.

칼라스 대표는 "러시아는 100년간 최소 19개국을 공격했고 어떤 나라는 3번, 4번씩 공격했다"며 "각국이 나토에 가입하려는 이유는 러시아의 침공과 공격을 막기 위한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스웨덴, 핀란드, 발트 3개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의 나토 가입도 바로 이런 방어 우산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요구하는 자국에 대한 안전보장과 나토 확장 저지에 대해 "상황을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공격자가 하나, 피해자가 하나"라며 "안전보장은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돈바스 지역에 관해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종 목표는 돈바스가 아니다"라며 "러시아가 돈바스를 차지하면 요새가 무너지는 것이고 그들은 우크라이나 전체를 장악하려 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러시아 크렘린(대통령궁) 보좌관은 칼라스 대표의 '19개국 공격' 발언을 놓고 "EU의 최고 외교정책 책임자에게 개인적으로 상세한 역사 강의를 해 줄 의향이 있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메딘스키는 러시아 군사역사학회 회장이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