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외무장관들, 푸틴 비난…"평화 원하지 않는다는 것 명백"

미러 종전 협상 이튿날 외교장관 회의…美 국무장관은 불참

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에서 열린 '나토-우크라이나 이사회' 업무 오찬에 참석한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 로이터=뉴스1 ⓒ News1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무장관들이 미국과 종전안을 두고 협상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화를 추구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며 비판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나토 외무장관들은 미국과 푸틴 대통령 간 평화 회담이 결론 없이 종료된 이튿날 벨기에 브뤼셀에 모였다.

마르쿠스 싸흐크나 에스토니아 외교장관은 "푸틴 대통령은 아무런 노선을 바꾸지 않았으며 전장에서 더 공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어떤 형태의 평화도 원치 않는다는 것이 너무나 명백하다"고 말했다.

엘리나 발토넨 핀란드 외교장관도 같은 취지로 "러시아가 어떠한 양보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신뢰 형성의 출발점은 전면적 휴전"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스티프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 푸틴 대통령이 모스크바에서 평화안을 두고 논의했지만 영토 문제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등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이후 러시아가 미국의 제안을 거부했다는 주장에 대해 "일부는 수용됐고 일부는 수용 불가로 표시된 정상적인 협상 과정일 뿐 거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럽 상당수 국가는 러시아가 평화에 대한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며 푸틴 대통령의 종전 의지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러시아에 치우친 것으로 평가되는 미국의 평화안 초안을 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넘어 유럽 대륙 전체를 위협하게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의 협상 이후 기자들에게 러시아는 유럽 국가들과 전쟁을 벌일 의사가 없지만 만약 유럽이 전쟁을 일으킨다면 "지금 당장"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나토 외교장관 회의에 이례적으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참석하지 않았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루비오 장관이 평화안 협상 중에 나토 동맹국들과 회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는 이미 나토 동맹국들과 수십 차례 회동했으며 그가 모든 회동에 참석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고 NBC뉴스에 말했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