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장관, 방중 전격 취소…'넥스페리아 갈등' 현재진행형

미중 무역 휴전에도 불씨 여전…반도체 공급망 불안감 지속

빈센트 카레만스 네덜란드 경제부 장관이 3일 방중 취소를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11월 21일 헤이그에서 내각 회의 직전에 촬영된 것. 2025.11.21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네덜란드 경제부 장관이 이달로 예정됐던 중국 방문을 돌연 취소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 보도했다.

반도체 기업 넥스페리아를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빈센트 카레만스 네덜란드 경제부 장관은 2일 의회에 서한을 보내 '일정상의 차이'로 방중을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그러면서도 넥스페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중국과 즉시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넥스페리아 사태는 지난 9월 30일 네덜란드 정부가 자국에 본사를 둔 넥스페리아의 경영권을 통제하는 이례적인 조처를 하면서 시작됐다.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넥스페리아는 중국 기업 윙텍이 2019년 100% 지분을 인수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모회사 윙텍이 넥스페리아 핵심 기술과 생산 시설을 중국으로 이전하려 한다고 판단했다. 이는 유럽의 경제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게 네덜란드 정부 입장이었다.

중국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넥스페리아는 반도체 설계와 웨이퍼 생산은 유럽에서 하지만 최종 조립과 테스트는 대부분 중국 공장에서 이뤄진다. 중국 정부는 이 점을 이용해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넥스페리아 제품의 수출을 금지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조처는 전 세계 자동차 산업에 충격을 줬다. 넥스페리아 반도체는 최첨단은 아니지만 자동차 한 대에 수백 개에서 수천 개까지 들어가는 필수 부품이기 때문이다. 폭스바겐과 혼다 등 주요 자동차 회사들은 부품 재고가 바닥나면서 일부 공장의 생산 라인을 멈춰야 했다.

사태가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번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0월 말 부산 담판에서 휴전에 합의했다.

미국은 넥스페리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재 적용을 1년간 유예하고, 중국은 수출 통제를 완화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네덜란드 정부도 지난달 19일 넥스페리아에 대한 경영 통제 조처를 일시 중단하며 화해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중국은 네덜란드 정부의 경영 통제 '완전 철회'와 법원의 최고경영자(CEO) 직무 정지 판결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카레만스 장관의 방중 취소는 이런 근본적인 입장 차이가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한편 카레만스 장관은 오는 5일 네덜란드 의회에서 이 사안에 관해 토론할 예정이다.

past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