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대통령, 푸틴 만나고 온 친러 헝가리 총리와 회담 취소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자료사진> ⓒ AFP=뉴스1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이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의 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오르반 총리가 최근 러시아와 에너지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한 데 따른 조치라고 폴란드 대통령실은 30일(현지시간) 밝혔다.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당초 12월 3일 헝가리에서 열리는 비세그라드 그룹 정상회의 직후 오르반 총리와 별도 회담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SNS에 "대통령은 헝가리 방문 일정을 정상회의에만 한정하기로 했다"며 "유럽의 안보는 에너지 분야를 포함한 연대 행동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가스·석유·원자력 에너지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있다. 하지만 헝가리는 여전히 석유의 86%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으며, 오르반 총리는 지난 11월 EU의 러시아 가스 금수 조치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나브로츠키 대통령의 결정을 "원칙적이고 시의적절한 조치"라며 환영했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에는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지만, 군사적 지원은 계속 지지해 왔으며 러시아의 위협에 대해 경고를 이어왔다. 대통령실은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을 끝낼 현실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