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무슬림 쳐야" 무기 모은 英네오나치…MI5 위장요원에 덜미
텔레그램 채팅방서 테러 모의 3명 8~11년 선고…3D프린터 총기 제작도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영국에서 공기총과 도끼 등 다량의 무기를 비축하며 모스크(이슬람 사원)와 유대교 회당을 겨냥한 테러 음모를 꾸미던 '네오나치' 3명이 합계 29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텔레그램을 중심으로 활동한 이들은 채팅방에 침투한 경찰과 정보기관 위장요원들에게 덜미를 잡혔다.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등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영국 셰필드 형사법원은 브로건 스튜어트(25)와 공모자인 크리스토퍼 링로즈(35), 마르코 피제투(26)에게 테러 모의 혐의로 8~11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주모자로 징역 11년을 선고받은 스튜어트는 직업 없이 어머니와 함께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램에서 스스로 '총통'이라 부르고, 침실 벽에는 나치 깃발을 걸어뒀다.
이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만난 뒤 텔레그램 네오나치 그룹으로 옮겨 무슬림, 유대인에 대한 증오 발언을 일삼았고, 특히 영국에 들어오는 난민들과 무슬림 이민자에 적대감을 보였다.
지난해 1월부터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당시 단체통화에서 스튜어트는 "이민자들을 아무도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여기가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에게 체류를 불편하고 무서운 일로 만드는 것이 국민과 나라에 대한 책임"이라고 선언했다.
스튜어트는 집 근처 이슬람 교육센터를 표적으로 삼거나 "지역을 배회하며 대상을 찾는 것"을 제안했다. 그는 실제로 공격대상인 이슬람 교육센터의 위치와 위성 이미지 등 정보를 조사하고 공모자들을 위해 지도에 경로를 표시했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이 단체통화 참여자 7명 중 3명은 대테러경찰과 영국 보안국(MI5)이 투입한 비밀 요원이었다.
MI5 요원인 '블랙하트'를 신뢰했던 스튜어트는 그에게 SS(독일 나치의 정예부대)에서 영감을 받은 "군사화된 조직"을 만들고 싶다며 그를 부사령관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이들은 결국 지난해 2월 20일 영국 대테러경찰에 붙잡혀 테러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에서 세 사람은 혐의를 부인하며 과격한 '농담'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이 '인종전쟁'을 대비할 목적으로 칼, 석궁, 공기총, 도끼 등 200개 이상의 무기를 비축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링로즈는 3D프린터로 반자동소총 부품을 제작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안나 커츠 판사는 선고에서 세 사람이 "극우 나치 이념의 추종자"였다며 이들의 행동이 공격적인 신념을 합법적으로 가지는 것을 넘어 "심각한 폭력을 동반하는 행동을 위한 준비" 단계로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영국 대테러경찰에서는 현재 극우 테러리즘이 업무량의 약 5분의 1을 차지한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해 한 네오나치가 이민자를 칼로 찔러 유죄를 선고받는가 하면 2022년 11월에는 극우주의자가 도버 이민자센터에 화염병을 던진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도 있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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