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유대교 회당 테러 2명 사망…"시리아계 영국인 범행"(종합3보)

유대교 명절에 차량 돌진해 덮친 뒤 흉기 공격…용의자 1명 사살·3명 체포
스타머 총리 급거 귀국…"영국 내 유대인 보호에 최선 다할 것"

영국 맨체스터 유대교 회당 밖에서 벌어진 차량 돌진과 칼부림 사건에 대응 중인 경찰. 2025.10.02 ⓒ 로이터=뉴스1 ⓒ News1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김경민 기자 이지예 객원기자 = 영국 북부 맨체스터의 한 유대교 회당(시나고그)에서 2일(현지시간) 차량 돌진 및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2명이 사망했다.

로이터·AFP 통신, BBC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1분쯤 맨체스터의 히튼 파크 히브리 신도회 유대교 회당 밖에서 차량이 사람들을 덮친 뒤 흉기를 휘두르는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다.

그레이터 맨체스터 경찰(GMP)의 스티븐 왓슨은 "유대인 공동체 구성원 두 명이 안타깝게도 사망했고, 4명은 심각한 부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해 있다"며 경찰이 첫 신고를 접수한 뒤 7분 만에 용의자를 사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전자가 시민들을 향해 차량을 직접 돌진한 뒤 흉기로 사람들을 공격하는 모습이 목격됐다"며 "그는 폭발물 장치처럼 보이는 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폭발물 처리반까지 출동했다.

용의자 한 명은 현장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했고, 이후 30대 남성 두 명과 60대 여성 한 명 등 용의자 세 명이 추가로 체포됐다.

한 목격자는 BBC 라디오에 "경찰이 용의자에게 몇 차례 경고했으나 듣지 않았고, 결국 경찰이 발포했다"며 "그가 바닥에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나려 하자 경찰이 다시 발포했다"고 말했다.

GMP에 따르면, 사살된 용의자는 지하드 알-샤미(35)로 시리아계 영국 시민이다. GMP는 알-샤미가 이번 테러의 책임자 역할을 맡았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날은 유대교 최대 명절로 유대인들이 25시간 동안 단식하는 '욤 키푸르'(속죄일)였다.

런던 경찰청의 로런스 테일러 대테러 담당자는 이번 사건을 '테러 사건'으로 규정하며 "모든 정보와 수사 단서를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찰스 3세 국왕은 "맨체스터에서 발생한 끔찍한 공격 소식을 듣고 깊은 충격과 슬픔을 느낀다"며 "우리의 생각과 기도는 끔찍한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영국 맨체스터 유대교 회당에서 2일(현지시간) 차량 돌진 및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당했다. 2025.10.2. ⓒ AFP=뉴스1

덴마크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사건 후 급히 귀국했다.

스타머 총리는 용의자들을 향해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공격하려는 욕망에 사로잡힌 비열한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대인들이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슬픔을 느낀다"며 "마땅히 누려야 할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앤디 버넘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은 "이번 사건은 유대인들을 겨냥한 끔찍한 반유대주의 공격이었다"며 "맨체스터는 분열, 폭력을 일으키려는 행위가 결코 승리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도 이번 사건을 강하게 규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번 사건을 규탄하며 "반유대주의에 맞선 투쟁은 우리의 투쟁이며 우리는 이를 지치지 않고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유대인들에게 가장 신성한 날인 욤 키푸르 아침에 발생한 살인적 공격에 경악했다"며 "노골적이고 무분별한 반유대주의·반이스라엘 선동, 그리고 테러 지지 발언이 최근 런던 거리와 영국 도시들, 대학 캠퍼스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도 "이같은 폭력 행위가 유대교 달력에서 가장 신성한 날에 발생했다는 사실은 끔찍하고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