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총리 '약장수' 맹공에 극우당 "마지막 발악"…난타전 심화

스타머, 노동당 전대서 '지지율 1위' 개혁당 비판
패라지 "총리가 극좌 선동…내년 지방선거 두고보자"

영국 노동당 정당대회에서 연설하는 키어 스타머 총리. 2025.09.30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영국 집권 노동당과 극우 영국개혁당의 난타전이 심화하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앞장서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굳힌 개혁당을 견제하고 나섰다.

스타머 총리는 30일(현지시간) 노동당 연례 전당대회 기조연설에서 "오른쪽 왼쪽에 '약장수'(snake oil merchants)들이 넘쳐나지만 이들 중 누구도 국가 재건에는 관심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이절 패라지(개혁당 대표)가 영국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말을 한 게 마지막으로 언제였냐?"면서 "그는 그런 말을 할 수 없다. 영국을 좋아하지도 믿지도 않기 때문에 당신이 의심하길 바라고 불만에 호소한다"고 주장했다.

스타머 총리는 "나라가 결정적인 선택을 직면했다. 영국은 갈림길에 섰다"며 "우리는 품위를 선택할 수도 있고 분열을 선택할 수도 있다. 쇄신이냐, 쇠퇴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작년 7월 총선에서 14년 만에 정권을 탈환한 노동당은 허수아비 야당으로 전락한 보수당 대신 여론 조사상 지지율 1위인 개혁당을 핵심 정적으로 삼고 공세를 키우고 있다.

대런 존스 영국 총리 수석 보좌관은 "개혁당 공격에 강공법을 취할 것"이라며 "그들의 터무니 없는 주장에 단순 반응하기보다 훨씬 선제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 2025.07.28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외신들은 다음 영국 총선은 2029년 예정이지만 반복적인 증세와 재정 위기 속에 지지율이 급락한 스타머 총리가 개혁당 맹공으로 리더십 위기를 해소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패라지 대표는 스타머 총리의 '약장수' 지적에 "급진 좌파를 선동한다"며 미국 청년 극우 논객 찰리 커크가 암살당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총리의 발언이 "부끄럽다"고 비난했다.

그는 "총리는 파탄 난 영국을 부정한다"며 "100회가 넘는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개혁당이 믿는 바를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끊임없이 공격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곤경에 처한 총리가 마지막 주사위를 던지며 발악한다"며 "내년 5월 지방선거에서 한 수 가르쳐 주겠다"고 경고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