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사태, 英에도 불똥…"그는 내 절친" 주미대사 해임
엡스타인에 보낸 생일편지·격려 이메일 공개되며 논란 확대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2019년 사망)과 친분 관계가 드러난 피터 맨덜슨 주미국 영국 대사가 결국 해임됐다.
로이터통신, BBC 등에 따르면 영국 외무부는 11일(현지시간) 맨덜슨의 해임을 발표하며 최근 공개된 맨덜슨과 엡스타인의 이메일이 "두 사람 관계의 깊이가 임명 당시 알려진 것과는 실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대변인은 이날 새로운 정보를 검토한 후 "신속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했다며 영국 정부는 맨덜슨의 이메일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엡스타인이 지난 2008년 6월 성매매 목적으로 미성년자를 유인한 혐의로 징역 18개월을 선고받기 직전 맨덜슨은 엡스타인에게 "조기 석방을 위해 싸워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고 더선, 블룸버그 등 외신들이 지난 10일 보도했다.
지난 9일엔 미국 하원 감독위원회가 맨덜슨이 2003년 엡스타인의 50번째 생일을 맞이해 엡스타인을 "가장 친한 친구"(best pal)라고 부른 편지를 공개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맨덜슨은 엡스타인을 만난 것을 깊이 후회한다며 "그와 너무 오래 어울렸다"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초반에는 그를 옹호했지만 두 사람이 찍은 사진과 이메일까지 공개되면서 결국 그를 해임했다.
노동당 소속 하원의원으로 1997년 총선에서 노동당 승리에 크게 기여하고 토니 블레어, 고든 브라운 내각에서 장관을 지낸 맨덜슨은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정치인 출신으로는 50년 만에 지난해 12월 미국 대사로 부임했다.
검증 과정에서 스타머 총리는 그와 엡스타인이 친분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으나 위험보다 이점이 더 크다고 보고 임명을 강행했다. 다만 영국 정부는 임명 시점에는 문제의 이메일은 인지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번 논란은 20%대의 낮은 지지율에 허덕이는 스타머 총리에게 악재가 될 전망이다. 야당인 보수당은 맨덜슨의 모든 검증 자료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으며 노동당에서도 처음부터 맨덜슨 해임이 너무 늦었고 처음부터 그를 임명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맨덜슨 논란이 미영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백악관은 오는 17~19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은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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