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트럼프 "반미 음모" 주장에 "유머 감각 좋다"…젤렌스키에 방러 제안(종합)

"중국서 만난 모든 지도자, 미러 정상회담 지지…트럼프 방러 준비 안 해"
젤렌스키에 "모스크바로 와라…상식이 승리하면 전쟁 종식 가능"

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와 전승절(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시스트전쟁 승리) 80주년 기념행사 등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9.03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김경민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중국 전승절(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시스트전쟁 승리) 80주년 기념행사에서 '반미 음모'를 꾸몄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에 "그는 유머 감각이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3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트럼프 대통령은 유머 감각이 좋다"면서 중국에서 만난 모든 나라의 지도자들은 지난달 15일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당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희망을 표명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시 주석을 향해 "미국을 상대로 함께 음모를 꾸미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과 김정은에게도 제 따뜻한 안부를 전해달라"고 비꼬았다.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초청이 "테이블 위에 있다"면서도 현재 그의 러시아 방문 준비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대통령 중동특사가 올해 여러 차례 푸틴 대통령을 만난 결과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가 어떻게 일하는지는 내가 판단할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최근 알래스카 회담은 위트코프가 실제 논의한 내용을 정확히 전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배제한 적이 없다며 회담 준비가 되면 "모스크바로 오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현재 상태에서 회담을 갖는 건 "헛된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는 걸 항상 반대해 왔다"며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대로 경제 및 사업 활동을 할 권리에 의문을 제기한 적은 없다. 이는 유럽연합(EU) 회원국에도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비극은 러시아의 안보 이익을 완전히 무시한 서방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전쟁 종식 전망과 관련해서는 "상식이 승리하면 가능하다. 터널 끝에는 빛이 있다"면서도 그렇지 않으면 "군사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