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가우디 성당'에 페인트 테러…환경단체 '어이없는 화풀이'
당국 산불 대응에 불만 표시…2명 현장 체포
- 심서현 기자
(서울=뉴스1) 심서현 기자 = 스페인의 환경운동가들이 바르셀로나의 명소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외벽에 페인트를 뿌렸다가 현지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고 CBS 뉴스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 환경단체 '푸투로 베게탈' 소속인 이들은 정부가 기후 변화 대응과 최근 산불 진압에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푸투로 베게탈이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한 영상에는 현지 경찰이 '환경 정의'를 외치는 시위대 2명을 체포하는 모습이 담겼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은 스페인의 유명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가 설계한 건축물로 나라의 대표적인 관광지에 속한다.
유럽 산불정보시스템에(EEFIS) 따르면 2025년 초 시작한 산불은 현재까지 4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지난 2주간 태운 면적만 352㎢에 달한다. 다른 EEFIS 자료에 올해 스페인에서 280개 이상의 화재가 총 4046㎢를 태웠다. 이는 지난 10년간 가장 큰 수치다.
스페인 정부는 해당 산불을 '나라가 겪은 사상 최악의 환경 재앙 중 하나'라고 부르며 기후변화와의 연관성을 인정한 상태다. 이번 여름 유럽을 덮친 폭염으로 인해 야기된 산불 피해를 본 나라에는 스페인을 포함해 그리스, 프랑스, 포르투갈, 튀르키예 등이 있다.
산불은 지난 주말 소강상태에 들어간 상태다. 버지니아 바르코네스 비상 서비스 국장은 지난 30일 산불이 '끝나가는 상태'라고 말했다.
푸루토 베게탈은 이전에도 비슷한 시위를 전개해 온 전력이 있다. 2022년에는 소속 운동가들이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 전시된 프란시스코 고야의 그림에 접착제로 그들의 손을 붙였다.
이들은 스페인 이비사섬에 정박된 요트에 페인트를 뿌리기도 했다. 피해를 당한 요트 중에는 전 FC 바르셀로나 소속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와 미국의 유통체인 월마트 상속인 낸시 월튼 로리 소유의 선박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경찰은 작년 22명의 푸투로 베게탈 소속 운동가들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는 프라도 미술관에서 시위를 진행한 2명과 간부 3명을 포함한 숫자다.
푸투로 베게탈의 시위 방식은 유럽 다른 국가에서도 보이고 있다. 영국에서는 환경 운동가들이 반 고흐의 그림에 수프를 투척한 후 구금되기도 했다. 영국 운동가들은 예술작품이나 건물에 페인트·가짜 피 등을 뿌렸다. 스톤헨지에는 오렌지색 페인트를 칠하기도 했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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