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법원, 美식품기업 자산 국유화 첫 판결…업체측 '불복'

통조림 기업 글랍프로둑트 자산 임시 관리 조치 단행

미국 통조림 식품기업 글랍프로둑트(Glavproduct)가 생산한 쇠고기 스튜와 연유 통조림. 2025.07.09.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러시아 법원이 미국 통조림 식품기업 글랍프로둑트(Glavproduct) 자산을 러시아 정부에 넘기도록 판결했다. 미국 기업 대상 자산 국유화가 판결로 확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4일(현지시간) 타스(TASS)·로이터 등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 제9상업법원은 글랍프로둑트의 러시아 자회사 자산을 정부에 귀속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23년 4월 발표한 대통령령이 근거가 됐다. 러시아 경제안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미국 등 '비우호국가' 기업 자산을 정부가 임시 관리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여기에 러시아 민법상 '전략산업 보호를 위한 공공관리 권한' 규정도 적용됐다.

글랍프로둑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출신 레오니드 스미르노프가 창립한 러시아 최대 통조림 식품 생산업체다. 현재 최대 주주는 미국 유니버설 베버리지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10월 "자국 식량 공급에 전략적 중요성이 있다"며 글랍프로둑트와 유니버설 베버리지, 스미르노프의 러시아 내 자산 임시 관리 조치를 단행했다.

창립자 스미르노프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예정으로, 미국 아칸소주에서도 법적 절차에 들어갔다.

스미르노프는 "이번 결정은 러시아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러시아 법원뿐 아니라 미국 법원, 국제 법원에서도 권익 보호를 위해 이미 일부 조치를 취했고 추가 조치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자산 몰수 조치 이후 글랍프로둑트 매출은 급감했다. 정부가 임명한 글랍프로둑트 새 경영진은 지난달 중동과 북한 등으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는 방안을 검토한 데 더해 중국에 대한 판매도 확대하기로 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