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테러 용의자' 14세 英소녀…3년 전 자살 배후에 美극우

영국 검시법원, 사인 조사 결과 발표
2020년 체포 후 정보당국 조사받다 2022년 보호시설서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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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영국 법원이 테러 혐의로 기소된 최연소 소녀가 2022년 자살한 사건에 대해 조사한 결과 미국 백인우월주의자들이 그를 급진화시켰다는 것을 밝혀냈다.

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체스터필드 검시법원은 이날 16세 소녀 리아난 러드의 사인을 조사한 결과 소녀가 두 명의 남성에게서 극우화되어 자살했다고 발표했다. 영국의 검시법원은 사망의 경위와 원인을 조사하는 법원이다.

러드는 2020년 14세로 체포되어 영국에서 테러 혐의로 기소된 최연소 소녀가 됐다. 하지만 이후 2021년 8월 기소는 기각되었다. 그 후 극단주의적 견해로 계속 경찰과 영국 국내 정보기관 MI5의 조사를 받던 러드는 2022년 5월 아동 보호 시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잉글랜드 및 웨일스의 수석 검시관 알렉시아 듀런은 이날 재판에서 러드가 맬러번이라는 이름의 어머니의 전 파트너이자 폭력 전과가 있는 미국의 네오나치주의자에 의해 급진화되었다고 밝혔다.

듀런 검시관에 따르면 러드는 그 후 2019년 전력망 공격 계획을 세우다 붙잡힌 미국의 백인 우월주의자 크리스 쿡에 의해 더욱 극단주의에 빠져들었다.

자폐증이 있던 러드는 파시즘에 사로잡혀 이마에 만(卍)자를 새기기까지 했으며, 폭탄과 3D 총제작에 대한 자료를 다운로드하고 유대교 회당을 폭파하겠다고 말하는 등 극단적인 행동을 보였다.

하지만 러드의 어머니는 이런 점 말고도 경찰과 MI5의 장기간에 걸친 수사도 딸의 죽음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했다. 이 점에 대해 검시관은 국가가 소녀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을 일축하며, 소녀를 조사하고 기소하는 것이 적절했다고 말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