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러 영사관 폐쇄 지시…"러시아가 쇼핑센터 화재 배후"

크라쿠프 영사관 폐쇄…러 영사관은 그단스크 한 곳만 남아

지난 1월8일 폴란드가 포즈난 러시아 영사관을 폐쇄하자 러시아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폴란드 영사관을 폐쇄했다. 영사관의 폴란드 직원들이 폴란드 깃발을 내리는 모습이다. 2024.01.08ⓒ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폴란드 외무부가 12일(현지시간) 폴란드 남부 도시인 크라쿠프의 러시아 영사관 폐쇄를 명령했다. 지난해 발생한 바르샤바 쇼핑센터 화재 사건의 배후가 러시아라는 증거가 있다면서 사보타주(파괴 공작)를 일으킨 데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마리빌스카 쇼핑센터에 대한 부끄러운 사보타주를 자행했다는 증거가 있으므로, 크라쿠프 주재 러시아 영사관 활동에 대한 허가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24년 5월, 바르샤바의 대형 쇼핑센터와 그 안에 입점해 있던 1400개 사업체는 화재로 완전히 파괴되었다. 이들 사업체 대부분은 베트남계 주민들이 소유하고 있었다.

수사에 착수한 폴란드 당국은 11일 러시아가 배후라고 결론 내렸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쇼핑센터 화재는 러시아 특수부대의 지시에 의한 방화로 발생했다는 것을 이제 확실히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 법무부와 내무부도 별도의 성명을 통해 용의자 중 일부는 이미 구금되었고, 다른 용의자들은 신원이 확인되었지만, 아직 도주 중이라고 전했다.

두 부처는 "이들의 행위는 러시아 연방에 거주하는 특정 인물에 의해 조직되고 지시되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폴란드는 러시아 정보기관을 위해 폭행, 방화 또는 방화 미수 등 사보타주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다수 구금하고 유죄 판결을 내렸다.

2024년 5월, 폴란드는 러시아가 "하이브리드 전쟁"에 "연루"되었다는 이유로 자국 내 러시아 외교관의 이동을 제한했다. 그로부터 5개월 후인 지난해 10월에는 방화범에게서 러시아 요원이 지시했다는 자백을 받았다면서 폴란드 서부 포즈난에 있는 러시아 영사관을 폐쇄하라고 명령했다.

크라쿠프 영사관이 문을 닫음으로써 이제 폴란드 내 러시아 영사관은 그단스크 한 곳만 남게 된다. 지난해 12월, 폴란드 외교부는 "테러" 행위가 지속될 경우 폴란드 내 모든 러시아 영사관을 폐쇄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 1월에 보복 조치로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재 폴란드 영사관을 폐쇄했다. 러시아는 이번 크라쿠프 영사관 폐쇄 관련해 폴란드에 "적절한 대응"을 다짐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