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교황 '중고 제의' 입는다…'과거 의복 재사용' 프란치스코 뜻

교황청, 감마렐리 가문에 "제의 준비할 필요 없다" 전달
지금까진 대·중·소 3벌 제작 후 체형에 맞는 한 벌 사용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했다고 바티칸이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티칸은 이날 영상으로 성명을 내고 교황이 이날 오전 7시 35분 88세를 일기로 선종했다고 밝혔다.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12년간 교황직을 수행했으며 올해 2월부터 기관지염을 앓다가 폐렴 진단을 받고 한달 넘게 입원해 치료를 받았었다. 사진은 지난 2022년 10월 26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2025.4.21 ⓒ AFP=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이후 차기 교황이 누가될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차기 교황은 새로운 제의를 입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새 교황의 제의를 준비해 온 로마의 감마렐리 가문은 23일(현지시간)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교황청이 이번에는 과거 교황 선출 때 사용했던 제의를 재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1790년 설립된 감마렐리 가문은 수 세대에 걸쳐 새 교황을 위해 대·중·소 세 벌의 흰 제의를 준비해 왔다.

로렌초 감마렐리는 "우리는 최소 20세기 초부터 모든 교황의 제의를 제작해 왔지만 이번에는 교황청에서 우리에게 (제의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교황청이 남은 제의가 있었기에 세 벌보다 적은 수를 주문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전혀 주문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라며 "우리는 매번 세 벌을 만들었고 그중 한 벌만 사용했기에 이번 새 교황의 제의는 이전 콘클라베에서 사용된 제의를 사용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감마렐리는 검소함을 중시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이 반영된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새로 선출된 교황은 자신에게 맞는 제의와 함께 어깨 망토 '펠레그리나'(pellegrina)와 흰색 실크 허리띠, 흰색 반구형 모자 '주케토'(zucchetto)를 착용하고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는 교황 선종 후 15일에서 20일 사이에 열리는 게 관례다. 이번 콘클라베는 9일 간의 공식 애도 기간이 끝난 직후인 다음 달 5~6일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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