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7년 만에 인도 방문…모디 만나 관계개선 가속(종합)
12~13일 브릭스 정상회의 참석…'2019년의 2배' 대표단 꾸려
인도 관리 "양국간 포괄적 협력의 틀 마련할 가능성"
- 김경민 기자,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강민경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인도를 방문해 조심스러운 관계 개선에 나설 전망이라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초청으로 12일부터 13일까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제18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이 인도를 찾는 건 지난 2019년 10월 이후 7년 만이다. 당시 두 정상은 첸나이에서 비공식 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은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를 계기로 모디 총리와 회담할 가능성이 높다. 외국 정상 초청을 선호하는 시 주석이 직접 인도를 방문한다는 건 중국이 브릭스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인도와의 관계를 안정적인 궤도로 유지하는 데 얼마나 큰 가치를 두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과 인도는 지난 2020년 라다크 접경지대에서 발생한 군사 충돌로 양측에서 총 24명이 사망하는 등 첨예한 갈등을 겪었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며 왕래가 중단됐고, 인도는 중국 투자·기술에 대한 새로운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2023년 시 주석은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불참하고 리창 총리를 파견했는데, 이는 모디 총리에 대한 일종의 냉대로 해석됐다.
2024년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정상회담을 하면서 양국 관계는 보다 현실적인 수준으로 조정되기 시작했다.
그러다 모디 총리가 지난해 8월 말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해 시 주석과 회담을 가졌고, 이를 기점으로 항공편과 비자 발급, 고위급 대화가 잇따라 재개되며 본격적인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후 인도는 중국 기업의 투자에 대한 일부 규제를 완화했다. 양국은 지난달 국경 협상에서도 제한적이나마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인도의 한 관리는 이번 주말 회담의 핵심 목표가 "향후 양국 관계를 위한 보다 포괄적인 협력의 틀을 마련하는 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한 경제 관계와 인적 교류, 국경 분쟁 관리를 비롯해 폭넓은 주제가 논의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중국 측이 이번 방문을 위해 2019년 당시 규모의 두 배를 웃도는 400명 안팎의 대규모 대표단을 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국경 분쟁을 비롯해 갈등 요인이 여전하다. 인도는 자국 제조업에 필수적인 터널 굴착 장비 같은 핵심 기계와 희토류 자석·산화물을 포함한 원자재에 대한 중국의 수출 통제를 우려하고 있다.
인도는 또 인도의 숙적인 파키스탄과 중국의 국방 협력 진전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중국은 오랫동안 기술·무역·국방 분야에서 인도와 미국의 긴밀한 관계 유지를 경계하고 있다.
딜런 로 싱가포르 난양공대 부교수는 "최근 인도와 중국 간 긴장 완화는 보다 전략적인 관계 재설정이라기보다 실용적인 위험 관리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양측 모두 불안정한 국경이 장기적인 경제적 우선순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부분을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뿌리 깊은 전략적 불신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텀하우스의 남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인 치에티그 바지파이는 시 주석의 인도 방문이 "신뢰 구축 메커니즘으로서 중요하다"면서도 국경 분쟁부터 중국과 파키스탄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근본적인 불만 사항"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근본적인 불만 사항이 해결되지 않는 한, 이번 방문은 전략적 재설정보다는 전술적 해빙에 그칠 것"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행보는 중국과 인도 관계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평했다. 무역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이어지고 트럼프 대통령이 파키스탄과 밀착하며 인도의 오랜 파트너였던 미국과의 관계는 악화됐다.
이와 달리, 무역 전쟁을 거치며 트럼프 대통령을 다루는 데 자신감을 얻은 시 주석 덕분에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개선되고 있다.
탁샤실라 연구소의 지정학 전략 프로그램 책임자인 마노지 케왈라마니는 새로운 정세 속에서 시 주석이 모디 총리와의 회담에 더 유리한 위치로 임하게 됐다며 "중국은 인도가 이웃이자 중요한 기회라는 걸 인식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역내 질서를 구축하려면 반드시 협력해야 할 상대라는 부분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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