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겨우 살았지만 다시 살아갈 길이 안보여요"…네팔의 절망
극적으로 목숨 건진 생존자들 임시대피소서 하루하루 연명
"위생 악화 따른 질병 피해 우려…방역물품 지원 시급"
- 구윤성 기자
(카트만두=뉴스1) 구윤성 기자 = "막막합니다. 앞으로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네팔 카트만두에 위치한 불교사찰 고속 푼초크 초엘링 수도원. 10일(현지시간) 이곳에 마련된 네팔 대홍수 이재민 임시 대피소에서 만난 프라빈 타망(30)씨는 한 살배기 딸 양돌 양에게 복숭아를 건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폭탄이 터진 것처럼 큰 소리가 나더니 시커먼 흙탕물이 순식간에 밀려왔어요. 아내와 딸을 데리고 무작정 높은 곳으로 달렸죠. 죽는 줄 알았는데 겨우 살았습니다."
타망 씨는 트리슐리강 상류 라수와 지역 샤프루베시에서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네팔과 중국 국경 관문 마을인 티무레와 함께 지난달 26일 닥친 대홍수 때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가족과 함께 민간 헬기로 구조된 그는 둔체와 바타르를 거쳐 카트만두에 이르는 여정 끝에 겨우 숨을 돌렸지만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처가 식구 여섯 명과 사촌들은 모두 홍수에 쓸려내려갔습니다. 목숨은 건졌지만 당장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합니다."
현재 이곳 고속 푼초크 수도원 대피소에는 타망 씨와 비슷한 처지의 이재민 319명이 몸을 의탁하고 있다.
자원봉사자 차링 라마(38) 씨는 "좁은 공간에 수백 명의 사람이 몰려 있어 위생 문제가 가장 우려된다"며 "덥고 습한 몬순 기후를 견딜 수 있도록 대형 냉온풍기와 방충제 등 긴급 물품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네팔 국가재난위험경감·관리청은 지난달 26일 히말라야 산악지대 상류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9일 기준 사망자 1367명, 실종자 5132명으로 집계했다. 중국에서는 43명이 사망하고 519명이 실종돼 양국의 총사망자는 1410명, 실종자는 5651명이다.
kysplane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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