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아오, 필리핀 '빈곤퇴치 수장' 됐다…장관급 위원장 맡아

"가난 속에서 자란" 복싱 영웅…2022년 대선 패배 후 첫 공직

매니 파키아오. <자료사진> 2016.8.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어린 시절 극심한 가난을 딛고 세계적 복싱 스타가 된 매니 파키아오가 필리핀 정부의 빈곤 퇴치를 지휘하게 됐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이날 파키아오를 국가빈곤퇴치위원회(NAPC)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2022년 6월 상원의원 임기가 끝난 후 4년여 만의 공직 복귀이자 첫 내각 직책이다.

NAPC는 필리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빈곤퇴치 정책을 조율하고 관련 정책을 대통령에게 자문하는 기구로서 빈곤층 등 취약계층이 정책 결정에 참여하도록 하는 역할도 맡는다. 위원회 사무국을 이끄는 NAPC 위원장은 장관급 지위를 갖는다.

파키아오는 이날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마르코스 대통령에게 취임 선서를 했다.

파키아오에게 빈곤 문제는 개인적 경험과도 맞닿아 있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의 빈곤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길거리에서 잠을 자기도 했고, 생계를 위해 어린 나이부터 복싱 경기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키아오는 성명에서 "난 가난 속에서 자랐다"며 "거리에 널빤지를 깔고 자고, 먹을 게 없어 물만 마시고, 푼돈을 모아 가족을 돕던 시절을 겪었다"고 밝혔다.

파키아오는 이런 환경을 딛고 세계 복싱 사상 처음으로 8개 체급에서 세계 챔피언에 오른 필리핀의 국민적 영웅이 됐다. 작년엔 국제복싱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다.

그는 2010년 정계에 입문해 하원의원과 상원의원을 지냈다. 2022년 대통령 선거 땐 마르코스 대통령에게 도전했지만 3위에 그쳤다. 작년 중간선거에선 다시 상원의원에 도전했지만 당선권인 12위 안에 들지 못했다.

파키아오의 NAPC 위원장 임명은 마르코스 정부가 NAPC를 대통령실 직할로 옮긴 직후 이뤄졌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최근 행정명령을 통해 NAPC와 대통령 도시빈민위원회(PCUP) 감독권을 사회복지개발부에서 대통령실로 이관했다.

필리핀 정부는 작년 9.7%였던 빈곤율을 마르코스 대통령 임기 말인 2028년까지 8~9%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로이터는 "가난을 직접 경험한 파키아오가 자신의 대중적 영향력과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의 빈곤퇴치 정책을 이끌게 됐다"고 전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