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한 건물이 이쑤시개처럼 사라졌다"…네팔 홍수 사망 472명(종합2보)
실종자 1400명 이상, 절반이 외국인…중국 측 사망 3명·실종 558명
보테코시강 호수 또 물 불어나고 있어…9월1일 봉괴 가능성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네팔 북부와 중국령 티베트 접경 지역에서 빙하 붕괴로 발생한 대규모 홍수 피해자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사망자는 472명으로 늘어났고 현재까지 1400명 이상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구조대는 진흙이 뒤덮은 마을에서 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잔해 속 생존자를 찾고 있지만 희망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네팔 당국은 이날 오전까지 확인된 사망자가 469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네팔에서 연락이 두절된 실종자는 900여 명이며, 그중 500명 이상이 외국인이다.
지난 26일 아침 빙하가 무너져 내리면서 거대한 암석·얼음·진흙·잔해가 히말라야산맥의 하천을 따라 폭발적으로 쏟아져 내려왔다.
진흙 섞인 홍수는 카트만두와 티베트 라싸를 잇는 도로와 다리, 발전소를 파괴하며 순례객과 트레킹객이 즐겨 찾는 길목을 초토화했다.
사고 현장에 접근이 어려워지자, 네팔 당국은 헬리콥터를 이용해 생존자를 수색하고 마을과 계곡에 고립된 수천 명에게 구호물자를 투하했다. 구조대는 수색견을 동원해 평야로 휩쓸려 내려간 수십 구의 시신을 수습했다.
라수와 지역에서 구조된 디브가 타망은 목숨을 건진 마지막 생존자 중 한 명이었다. 그는 군 헬기에 실려 누와코트의 군 캠프로 이송되며 “우리 사람들은 모두 떠났다. 다 죽었다. 나를 기다리는 이는 아무도 없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절규했다.
홍수로 인해 발생한 토사와 암석이 하천 물길을 막으면서 양국 국경 양쪽에 거대한 호수 2개가 형성됐다. 네팔 재난관리 당국은 호수가 급격히 불어나 2차 재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당국도 향후 3일간 약 300만㎥, 올림픽 수영장 1200개 분량의 물이 호수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국 수자원부는 호수가 9월 1일께 유량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제방 붕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8명의 엔지니어를 투입해 항공 촬영과 3D 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
한 엔지니어는 중국 CCTV와의 인터뷰에서 “호수의 위협을 줄이는 일반적 방법은 낮은 지점에 배수로를 파는 것이지만, 폭과 깊이는 유입 속도와 호수의 팽창 속도에 따라 정밀 계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CCTV는 27일, 중국령인 티베트 지룽현에서 실종자 수가 558명으로 집계됐으며, 그중 260명이 외국인이라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중국 측에서는 3명만 사망이 확인되었다.
전 세계 실종자 가족들은 현장에서 흘러나오는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미국에서 트레킹을 왔다가 실종된 버지니아주 북부 출신 미국인들의 부인들은 서로 위로하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남편이 티베트 카일라스산 트레킹을 떠났다가 참사를 겪은 스네하 수디르는 버지니아 자택에서 눈물을 흘리며 남편이 어디 있을지 걱정했다. 그는 "부인들 모두가 돌아가며 눈물을 흘리고, 눈물을 닦고, 또다시 일에 복귀하고 그렇게 살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 누구도 그런 광경을 본 적이 없다. 아주 튼튼하고 견고하게 지어진 건물들이 마치 이쑤시개처럼 사라져 버렸다"면서 구호품이든 뭐든 모두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가네시 아리얄 치트완 지구 행정관은 “트리슐리강 유역에서 흘러 내려온 시신 103구를 수습했다”고 밝혔다. 치트완은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에서 약 100㎞ 떨어진 평야 지대다.
현지 병원들이 시신을 모두 수용할 수 없어, 당국은 임시 텐트를 설치하고 유족들이 시신을 확인·인도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발렌드라 샤 네팔 총리는 27일 피해 지역 누와코트를 방문해 “상황은 여전히 어렵다”며 “모든 국가 기관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지금 최우선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종자 수색·구조, 부상자 치료, 피해 가정에 대한 긴급 구호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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