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절한 약혼녀 못보내고 영혼결혼식…말레이男 "영원히 함께"
실물크기 사진 들고 예식 치러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말레이시아에서 한 남성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약혼자의 등신대 사진을 들고 유령 결혼식을 올려 슬픔을 자아내고 있다.
5일 싱가포르 매체 아시아원에 따르면, 페이스북에서 '존 무에타이 존'이라는 이름을 쓰는 남성은 지난 6월 28일, 라이브 스트리머로 활동하던 약혼자 사키라 소가 숨진 지 닷새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그리고 이 결혼식 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두 사람은 올해 11월 정식 결혼식을 계획하고 있었기에 남성의 영혼결혼식 예고는 그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결혼식 초대장에 적혀 있었다.
존은 "저희를 아껴주시고 아껴주셨던 모든 분, 그리고 원래 결혼식 초대장을 받으셨던 분들 모두 늦었지만 변치 않는 이 결혼식에 참석해 주시길 진심으로 초대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자신과 소의 사랑이 끝나지 않고, 유령 결혼식을 통해 "영원한 보살핌과 축복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령 결혼식은 중국 문화권에서 비롯된 풍습으로, 한쪽 또는 양쪽이 사망한 상태에서 결혼식을 치러 영적 세계에서 부부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결혼식은 말레이시아 페낭주 버터워스에서 열렸으며, 대형 천막과 화려한 장식으로 전통 결혼식 분위기를 연출했다. 존은 웨딩드레스를 입은 소의 실물 크기 사진을 들고 레드카펫을 걸어 입장했고, 하객들은 박수로 맞이했다.
도교 의상을 입은 이들이 기도 의식을 진행했으며, 존은 관 앞에서 오열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이후 그는 하객들과 사진을 찍고 케이크를 자른 뒤, 야외에서 종이 제물을 태우는 의식을 치렀다.
존은 페이스북에 "오늘, 나는 마침내 당신과 결혼했다. 내 생애 가장 큰 축복은 당신을 만난 것"이라며 "다음 생에서도 반드시 다시 만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우리의 사랑은 끝나지 않고, 영원한 돌봄과 축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의 장례식은 결혼식 다음 날인 6월 29일에 치러졌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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