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서기장 "中과 관계 개선, 지역 평화에 도움…'대나무 외교' 발휘할 것"

로이터통신 인터뷰…"영유권 문제 해결과 우호 관계는 상호보완적"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베트남의 국가 최고지도자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30일(현지시간) 중국과의 강력한 관계가 지역 평화와 안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모두와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럼 서기장은 전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편을 가르지 않는다"며 "우리가 좋은 관계와 대화를 유지할 수 있다면 모든 이견은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럼 서기장은 이어 "중국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 우리의 주권을 수호하는 것, 동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상호 보완적이지, 상호 배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동해는 '남중국해'의 베트남식 명칭이다.

베트남과 중국은 남중국해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군도) 전체와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에서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다.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대만 역시 이 지역에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럼 서기장은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을 "객관적 현실"이라고 표현하며, 베트남이 두 강대국과의 관계에서 한쪽을 선택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베트남의 유연한 "대나무 외교"를 언급하며 "우리는 안보의 프리즘을 통해 강대국들과의 관계에 접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나무 외교는 특정국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되 자국의 원칙을 지키는 베트남의 외교 정책 기조다.

럼 서기장은 그러면서 "본질적이고 중요한 문제들을 공동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강대국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당 서기장직 5년 연임에 성공한 럼 서기장은 연임 이후 첫 해외 방문지로 지난달 중국을 찾았다.

당시 럼 서기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공동 성명에서 "항상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평화 외교 정책을 고수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견지하며 패권주의와 강권 정치, 모든 형태의 일방주의,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에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럼 서기장의 '친중 행보'를 두고 베트남산 가구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정책이 베트남 내 미국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베트남 인권단체 '88 프로젝트'가 내부 문건을 인용해 베트남이 미국을 '실존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잠재적 침공에 대비해 정치적·군사적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럼 서기장은 베트남 지도부가 제시한 성장 목표가 "야심 차고 매우 도전적"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단호히 달성하고자 한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베트남은 과학·기술 발전과 디지털 전환을 동력으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10%, 향후 2026~2030년 연평균 GDP 성장률 10% 이상을 목표로 설정하며 2045년까지 완전한 고소득 국가로 진입하겠다고 공언했다.

럼 서기장은 여러 과제에도 불구하고 핵심 목표는 여전히 "도달할 수 있는 범위"에 있다며, "우리는 다른 길이 없다고 믿는다.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국가 발전을 위해 설정한 더 큰 열망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