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둘 다 못 믿겠다"…韓 등 중견국들 전략적 협력 강화
NYT "중견국, 대만 등 문제에서 트럼프가 성급한 양보할까 우려"
"약한 대안도 無대안보다 낫다"…협력 강화하되 美·中 자극은 피해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중 양국에 대한 불신이 커진 한국 등 중견국들이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러한 중견국 협력의 예시로 폴란드의 한국제 탱크 생산 라인 유치, 호주의 일본 군함 구입, 캐나다에 대한 인도의 우라늄 공급, 베트남에 대한 인도의 크루즈미사일 판매 제안, 브라질의 아랍에미리트(UAE) 군 수송기 제작 등을 언급했다.
이러한 중견국 협력 강화의 배경에는 이미 중국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행보로 인해 미국에 대한 불신도 커진 점이 있다. NYT는 여러 국가가 미중 정상회담이 도움이 되기보다 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들 국가는 직감에 의존해 문제를 풀기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에 불안감을 느낀다. 특히 중국과 통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중단 등 중대한 양보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한 대만 정부 관리는 무기 판매 중단이나 대만 관련 정책 문구 변화가 "최악의 악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관련 양보는 중국에 대한 더 많은 양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베트남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거나 시 주석에 아부하는 태도를 보이면 중국이 소국들을 더 강경하게 압박할 여지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주일미군을 감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는 이미 독일 주둔 미군을 5000명 이상 감축하겠다고 발표했고 주한미군, 주일미군 감축도 여러 차례 시사한 바 있어 미군 감축은 아시아 동맹국들의 현실적인 우려다.
호주국립대학교에서 전략학을 가르치는 전직 호주 정보 당국자 휴 화이트는 "미국에 더 이상 의지할 수 없게 된 동맹국들이 서로를 의지해야 한다는 인식은 매우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중견국들은 미국과 중국을 자극하는 행보를 피하고 있다. NYT는 중견국 관리들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 자극을 피하며 시간을 벌고, 여전히 미국에 대한 충성을 보여주는 연기를 계속하고 있음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도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의 관계 구축을 위해 과감한 행보를 보였으나 일본 정부 관리들은 미국이 그의 행보를 어떻게 볼지 우려했다. 시드니대학의 마이클 J. 그린 미국연구센터 소장은 "일본은 다카이치의 안보 협력 및 순방, 특히 호주 방문이 마크 카니(캐나다 총리)의 행보와 같은 것으로 비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카니 총리는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미국 헤게모니" 시대를 통해 번영해 온 캐나다 같은 중견국들이 새로운 현실이 도래했음을 깨달아야 한다며 중견국 협력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는 미국 덕분에 존재한다"고 맞받아쳤다.
중견국들은 중국에 대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중국과 직접적인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겪는 동남아시아의 중견국들과 한국은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으로 중일관계가 최악의 상태에 빠진 뒤에도 일본을 적극 지지하지 않았다.
또한 여러 외교관은 이달 초 다카이치 총리가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베트남 당국이 그의 연설에서 중국을 비판하지 말라고 압박했다고 전했다.
다만 미중 양국에 대한 불신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중견국들의 협력은 계속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프린스턴 대학의 로버트 코헤인 국제관계학 교수는 "미국이 점점 더 신뢰할 수 없게 됐기 때문에 대안을 모색하는 것은 타당하다"며 "약한 대안이 있는 것이 아예 대안이 없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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