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당선자 93% '개헌 찬성'·81%는 '자위대 명기'…개헌론 치솟아
다카이치 "헌법에 자위대 명시해야…조속한 개헌 국민투표 환경 조성"
평화헌법 근간 '9조' 개정 가속 전망…연립정당 "교전권 허용·국방군 명기"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끄는 집권여당 자민당의 압승으로 끝난 지난 8일 중의원 선거 당선자 대다수가 헌법 개정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의원에서 자민당 단독으로 개헌안 발의 의석(3분의 2)을 확보한 다카이치 총리가 강하게 추진 중인 '자위대 명기' 등 개헌 작업이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중의원 당선자 465명 가운데 선거 전 실시된 후보자 설문에 응답한 403명을 분석한 결과 헌법 9조에 자위대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에 '찬성'('대체로 찬성' 포함)한다고 답한 비율은 81.1%에 달했다. 반대는 9.4%에 그쳤다.
아사히신문과 도쿄대학·다니구치 마사키 연구실의 공동조사에서도 중의원 당선자 가운데 '자위대 보유 명기'를 꼽은 당선자가 80%에 달했다.
또 '현행 헌법을 바꿀 필요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체로 찬성'을 포함한 개헌 찬성파는 93%에 달하는 등 개헌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4년 중의원 선거 당시 찬성률 67%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다.
반대 응답은 3%로, 직전 선거의 23%에서 급감했다. '어느 쪽이라고도 말할 수 없다'고 답한 중립도 4%에 불과했다.
아사히는 개헌 찬성파가 당선자의 90%를 넘은 것은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03년 이후 중·참 양원 국정선거에서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국회가 사실상 개헌에 우호적인 세력으로 채워지면서 다카이치 총리가 공언해 온 '평화헌법' 수정도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선거 이튿날인 9일 기자회견에서 "이 나라의 미래를 확실히 내다보며 헌법 개정을 향한 조정도 진행해 나가겠다"며 "조금이라도 빨리 국민투표가 실시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끈기 있게 임할 각오"라고 의욕을 드러냈다.
자민당은 전후 헌법 체제를 현실에 맞게 '업데이트'하자는 취지를 들어 오랫동안 개헌을 주요 정책으로 추진해 왔다. 현행 헌법은 1946년 공포 이후 한 차례도 개정되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헌법 9조 1항(전쟁 포기)·2항(전력 불보유)이 핵심이다. 현실에서는 엄연히 자위대가 존재하지만 헌법상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고 돼 있어 자위대의 법적 지위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돼 왔다.
이에 자민당은 자위대를 헌법 조문에 명시해 위헌 논란을 종식하고 자위대를 국가의 정당한 방위 조직으로 명확히 규정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일 니가타현 조에츠시 연설에서 "헌법에 왜 자위대를 명시하면 안 되는 것인가"라며 개헌에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정치적 스승으로 꼽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숙원이었고, 온건파인 전임자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도 자위대 명기 개헌은 찬성해 왔다.
이에 따라 자위대를 명기하는 수준의 개헌이 추진되면 예상 외로 신속한 작업이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차기 총리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는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이나 연립정당 일본유신회의 요시무라 히로후미 대표 등도 이번 중의원 선거를 계기로 개헌을 추진할 뜻을 밝히며 거들고 나섰다.
문제는 자민당은 개헌을 하면서도 '전쟁 포기'라는 평화헌법의 골격은 유지한다는 입장이라면 연정 상대인 일본유신회는 더 급진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파 포퓰리즘 정당으로 분류되는 유신회는 연립 합류 전인 지난해 9월 내놓은 제안서에서 전력 불보유와 교전권 부인을 명시한 9조 2항을 아예 삭제하고 '국방군' 지위를 명기하자고 주장했다.
이는 일본을 헌법상 '전쟁 가능한 국가'인 군대 보유 국가로 규정하자는 것으로 전후 평화헌법 체제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것에 해당한다. 개헌 과정에서 이같은 주장이 힘을 얻으면 일본 안팎으로 논란이 확산할 수 있다.
다만 자민당이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전체 465석 중 316석을 확보해 개헌 발의가 가능한 3분의 2(310석)를 확보했지만 현실적으로 개헌까지 아직 적지 않은 난관이 남아있다.
헌법 개정안 발의에는 중·참 양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해 당장 개헌안을 발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7월 참의원 선거에서 패배한 자민당은 유신회와 합해도 정수(248석)의 절반도 안되는 120석(101석 + 19석)으로, 개헌안 발의선인 166석에 한참 못미친다.
이에 참의원에서 야당 의원 상당수를 설득하는 데 성공하지 않는 이상 2028년 예정인 참의원 선거를 통해 의석을 추가 확보할 수 있을 때까지 개헌 작업이 늦어질 수 있다. 양원에서 발의된 개헌안은 국민투표를 거쳐 확정된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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