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령제한법 시행 앞두고…메타, 16세 미만 계정 잠정 봉쇄

10일부터 16세 미만 소셜미디어 이용 금지법 시행
메타 "앱스토어가 연령 확인 책임지고 부모 승인 받아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무역 박람회에 메타 로고가 그려져 있다. 2024.04.22. ⓒ 로이터=뉴스1 ⓒ News1 신은빈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메타가 호주에서 인스타그램·페이스북·스레드 등 자사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16세 미만 이용자를 차단하기 시작했다.

4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메타는 "오는 10일까지 만 16세 미만으로 파악되는 모든 이용자를 차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법 준수는 지속적이고 다층적인 과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차단 대상 사용자들에게는 "16세가 되기 전 다시 (계정) 접근 권한을 얻게 된다는 사실을 알릴 것"이라며 "콘텐츠는 남겨졌던 그대로 복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령 확인 책임은 앱스토어에서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타는 "정부는 16세 미만 청소년이 앱을 다운로드할 때 앱스토어가 나이를 검증하고 부모의 승인을 받도록 요구해야 한다"며 "이렇게 하면 청소년들이 여러 앱에서 나이를 여러 번 확인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은 이렇게 검증된 나이 정보를 활용해 청소년들이 연령에 맞는 경험을 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주에서는 오는 10일부터 16세 미만 청소년이 소셜미디어 플랫폼 계정을 생성하거나 계정 로그인을 하지 못하게 하는 연령 제한 법이 시행된다.

적용 대상은 X(구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스냅챗 등이다. 로블록스, 핀터레스트, 왓츠앱 등은 빠져 있으나, 적용 대상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수 있다.

해당하는 기업들이 이 법 시행 전까지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벌금 4950만 호주달러(약 480억 7600만 원)가 부과된다.

해당 조치로 영향을 받는 청소년은 수십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메타의 경우 13~15세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약 35만 명 수준이다.

유튜브는 새로운 법으로 인해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계정 없이 유튜브를 이용하고, 그 때문에 안전 필터를 적용받지 못하므로 더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애니카 웰스 호주 통신장관은 3일 "안전하지 않고 연령 제한 이용자에게 부적절한 콘텐츠가 있다면 유튜브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반박했다.

또한 "알고리즘이 들러붙어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콘텐츠를 계속 노출한 탓에 일부 청소년들이 목숨을 끊었다"며 "법이 인터넷상의 해악을 모두 해결하지는 못하겠지만, 아이들이 더 나은 자기상을 쫓을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소년들이 가짜 신분증을 올리거나, 인공지능(AI) 도구로 사진 속 모습을 더 나이 들어 보이게 만드는 등 법을 우회하는 꼼수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호주의 온라인 안전 규제 기관 이세이프티 커미셔너는 "플랫폼들이 이를 막기 위해 자체 조치를 마련해야 하지만, 어떤 해결책이든 100% 효과적일 가능성은 작다"고 지적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