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루피화, 미-인도 무역 협상 지연 등에 사상 최저치 경신
3일 오전 루피화 가치, 한때 0.35% 하락해 달러당 90.19루피까지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인도 루피화 가치가 3일 미 달러당 90루피를 넘어서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루피화는 올해 아시아에서 가장 부진한 통화 가운데 하나로, 인도의 경상수지 적자와 해외 자본 유출로 압박을 받고 있다.
올해 초 인도가 미국과의 조기 무역 협상에 나서자, 세계 5위 경제 대국인 인도로 외국 자본 유입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져, 루피화는 지난 5월 달러당 83.75루피까지 상승해 약 6개월 만의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무역 협상의 난항과 부진한 기업 실적이 겹치며 해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이미 160억 달러 이상의 인도 주식을 매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오전 루피화 가치는 한때 0.35% 하락해 달러당 90.19루피까지 떨어졌다.
HDFC증권의 딜립 파르마 애널리스트는 루피화 급락의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외인 자금 유출과 무역 협상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발생한 "수요·공급 불균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인도중앙은행(RBI)이 최근 "크고 영향력 있는" 시장 개입을 하지 않고 있는 점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RBI는 올해 주요 지지선을 방어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달러를 매도하는 등 간헐적으로 개입해 왔지만, 최근에는 통화 변동성을 더 폭넓게 허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AMCO증권의 라지 가이카르 연구원은 "현재의 거시경제 환경에서 특정 환율을 방어하려는 시도는 비용이 많이 들고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훨씬 낮아진 상황에서, 통화보유액을 소진해 환율을 인위적으로 방어하기보다는 성장 지원이 정책 우선순위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가이카르는 중앙은행의 개입이 "추세 자체를 되돌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변동성을 완화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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