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 전쟁 시작" 미스 캄보디아 돌발 주장…양국 네티즌 충돌

크메르어로 캄보디아 군인 포로 18명 송환 요구 영상 올려
캄보디아인 '열광' vs 태국인 '미인대회서 정치적 발언이라니'

<사진=추리 라오르후르스 인스타그램 @laorhours_official>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캄보디아에서 미인대회 우승자가 태국과의 국경 분쟁을 두고 "태국이 전쟁을 시작했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미스 틴 캄보디아 우승자 추리 라오르후르스가 연설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지난 17일 대회 공식 X(구 트위터) 계정에 게시됐다.

라오르후르스는 캄보디아 국기를 들고 크메르어로 태국이 억류 중인 캄보디아 군인 18명을 송환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영어로 "캄보디아와 태국은 항상 평화롭게 공존해 왔다. 하지만 지금 그 평화는 끝났다. 태국이 우리가 원한 적도 없는 전쟁을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싸우고 싶지 않다.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우리는 적이 아니다. 우리는 이웃이며, 안전과 증오와 전쟁으로부터 자유로운 미래를 누릴 자격이 있는 인간이다"라고 강조했다.

캄보디아인들은 해당 연설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냈지만, 태국인들은 '미인대회에서 이런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이 적절한가', '민감한 시기에 반(反)태국 정서를 부추긴다'고 비난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태국과 캄보디아 사이에 닷새간 벌어진 국경 분쟁으로 66명이 숨졌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프랑스의 인도차이나 통치 시기 형성된 800㎞의 국경을 둘러싸고 분쟁을 벌여 왔다. 지난 5월에는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국경이 접하는 '에메랄드 트라이앵글' 지역에서 충돌이 발생해 캄보디아 군인 1명이 숨졌다.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던 중 지뢰 폭발 사고를 이유로 태국이 캄보디아 대사를 추방하고 자국 대사를 불러들인 뒤로 본격적인 교전이 벌어졌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 중재로 지난달 양국 간 평화 협정이 체결됐다.

그러나 지난 10일 태국 군인 4명이 캄보디아와의 국경 지역인 시사껫주에서 순찰 도중 지뢰를 밟았고, 1명이 다리가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11일에는 국경 분쟁 지역에서 양국 간 총격전이 발생해 1명이 숨졌다.

태국군은 캄보디아가 의도적으로 지뢰를 새로 매설했다고 비난하며 캄보디아 군인 18명의 송환을 보류하겠다고 발표했다. 캄보디아는 "새로운 지뢰를 매설한 적이 없다"며 태국 측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