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파' 총리 오르는 샤리프...대미관계 변화올까

탈레반- 미국 등거리 구사?

파키스탄 총선에서 승리한 제1야당 파키스탄무슬림리그의 나와즈 샤리프 총재. © AFP=News1

파키스탄 총선에서 제1야당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가 승리하면서 나와즈 샤리프 총재(63)가 세 번째 총리직에 오르게 됐다.

철강산업계 거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샤리프는 '경제에는 강하고 탈레반에는 약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파키스탄에서 가장 부유하고 인구가 밀집한 지역인 펀자브주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펀자브의 사자(Lion of the Punjab)'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하는 샤리프는 1990~1993년, 1997~1999년 두 차례 총리를 지내면서 서방국으로부터 실리적(pragmatic)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1949년 라호르에서 태어난 샤리프는 펀자브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아버지가 운영하는 철강업체에 뛰어들었다.

1970년대 중도좌파 줄피카르 알리 부토 전 총리가 사기업들을 국유화하면서 일가가 큰 손해를 입은 뒤 가문의 요청에 따라 정치계에 입문했다.

이후 부토 전 총리를 축출하고 정권을 장악한 지아 울 하크의 군부 독재 시절 재무장관과 펀자브주 장관을 지면서 정치 경력을 쌓았다.

1990년 '숙적' 베나지르 부토에게 승리해 총리직을 거머쥐었지만 부패 혐의로 3년 만에 물러났다. 이후 1997년 총선에서 PML-N이 승리하면서 의회에 재입성했다.

샤리프는 기업들의 사유화 및 페샤와르와 라호르를 잇는 고속도로 건설에 기여한 업적을 갖고 있다. 또 1998년 5월 샤리프의 핵실험 주도로 파키스탄은 사실상 핵보유국이 됐다.

1999년 군사 쿠데타로 총리직을 박탈당하고 테러 등의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뒤 2000년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했다.

2007년 파키스탄으로 돌아와 치른 총선에서는 파키스탄인민당(PPP)에 이어 PML-N을 원내 제2당으로 끌어올렸다.

샤리프는 극심한 에너지난에 시달리고 있는 파키스탄의 전력난 해소와 경제 회복, 테러문제 해결 등의 국내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전력 문제와 관련해서는 에너지산업을 민영화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샤리프의 향후 대미정책에도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 정부의 구미를 맞추는 동시에 자국민들의 반미감정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 관건으로 남아있다.

미국과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 전략에 대한 입장 불일치와 파키스탄 영공에서 이뤄지는 미국의 무인기 공격, 탈레반에 대한 입장 차이 등으로 크고 작은 갈등을 빚고 있다.

샤리프는 총선 직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논란을 빚고 있는 사안들과 관련해 미국과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정부를 이끌었을 때 파키스탄-미국 관계가 더 좋았다"며 "이 관계를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샤리프는 이를 위해 "파키스탄-아프간 접경지역에서 알카에다 연계 반군을 상대로 이뤄지는 미국의 무인기 공격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파키스탄내 이슬람반군을 대상으로 무인기 공격을 지속하고 있어 파키스탄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샤리프는 "(미국의 드론 공격은) 파키스탄 국민들의 가장 큰 우려사항 중 하나"라며 "이같은 우려를 미국 측에 전달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양국의 공동이익을 위해 파키스탄 새 정권과 협력하겠다"며 투표 결과를 환영했다.

대부분 서방국은 샤리프의 귀환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그가 내세운 '약속'들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샤리프는 총선 캠페인 중 탈레반을 비난하지 않고 탈레반 역시 샤리프가 이끄는 PML-N의 유세 현장에서 단 한차례도 테러를 저지른 적이 없어 양 측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앤서니 코즈먼은 샤리프가 "총선 과정에서 파키스탄 탈레반을 비판하기를 의도적으로 피하는 동시에 미국과도 제한적인 협력만 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파키스탄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총선에서 원내 제1당과 2당을 차지한 샤리프 총리의 PML-N과 파키스탄정의운동(PTI)이 현 파키스탄인민당(PPP) 정권에 비해 탈레반에 유연하고 미국에 강경하다고 평가했다. WP는 미국과 파키스탄이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 때문에 양국 관계는 쉽사리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1일 열린 파키스탄 총선에서는 PML-N이 승리하면서 건국 66년만에 처음으로 민주적 절차에 따른 정권교체를 이루게 됐다.

lchung@news1.kr